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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해석하는 안목부터 키우자
입력2000-09-18 00:00:00
수정
2000.09.18 00:00:00
'재료'해석하는 안목부터 키우자[조영훈 기자의 개미 新 투자전략]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들은 대단히 다양하다. 때로는 경기에 좌우되기도 하고 수급이 시장흐름을 압도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정치적인 이슈가 시장을 움직이기도 하고, 각종 사회적인 변화가 시장에 반영되기도 한다. 증권시장을 「자본주의 꽃」이니 「종합예술」이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권시장에서는 이러한 변수들을 흔히 「재료」라고 표현한다. 재료는 경우에 따라서는 증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악재로 작용하는 재료들도 많다.
따라서 개미투자가들이 「재료」를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을 보유한다면 투자의 수준이 한단계 높아질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재료」를 해석하는 안목을 키우자= 증권전문가들과 일반투자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받아들이는 반응이 다르다.
올 여름처럼 사상최고의 더위를 만날때면 일반투자가들은 「이 더위를 어떻게 넘기냐」 혹은 「올 여름에는 에어콘을 꼭 사야되겠다」는 식으로 자신의 생활과 관련된 생각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르다.
더위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인가를 분석하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한다. 실제로 올 여름에 맥주생산업체인 하이트맥주와 음료업체인 롯데칠성이 주가하락기에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해당업체의 실적은 사상 최고수준에 달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가을을 초입에 두고 올해 마지막 태풍이 전국적으로 많은 비를 내리고 있다. 이럴 때도 마찬가지. 일반인은 추수를 앞두고 내리는 비는 농사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농촌사람들을 걱정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떤 병충해가 늘어날 것이고, 그 피해를 줄이려면 어떤 농약이 필요하며, 어떤 기업이 그 농약을 제조하는지를 분석한다.
◇모든 재료는 항상 나의 주변에 있다= 개미투자가들은 사회와 분리돼 혼자 격리된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주변에서 기업과 증권시장에 관련된 재료들을 접할 수 있다.
단지 내가 무관심하게 그러한 현상들을 놓치고 있을 뿐이다. 주식과 관련해서 세상과 현상들을 바라보는 것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실패확률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
개미투자가들도 조금만 신경쓰면 주식시장에 재료로 작용하는 요인들을 명확히 짚어볼 수 있다. 94년의 일이다. 삼성전자에 다니던 어떤 직원이 반도체 주문이 밀려 공장가동률이 100%를 넘어서고 있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실제로 야근에 특근까지 계속해도 납기를 맞추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특별보너스를 몇백 퍼센트씩 받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4자리수 주가에서 5자리수 주가로 크게 오르는 국면이 전개됐다.
◇「악재」와 「호재」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그러면 재료에 대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흔히 재료는 악재 또는 호재의 어떤 한 가지 성격이 크게 부각된다. 이럴 경우 개미들은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한 방향에서만 생각한다.
최근들어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언론마다 경제에 주름살이 더해질 것이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좀더 과장해 「IMF때와 같은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이럴 경우 개인투자가들은 고유가에 따른 부담만 의식하게 된다. 따라서 고유가에 따른 피해업종에 대해 찾아보게 되고, 내가 투자한 종목이 유가악재에 노출돼 있다면 밤잠을 설치면서 온갖 걱정을 다한다.
하지만 프로들은 다르다. 주식시장이 유가악재로 인해 과매도 국면에 진입할 경우를 대비해 새로운 투자대안을 모색한다. 고유가에 따라 수혜를 기대되는 종목들이 발굴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들어 금융주의 강세가 전개되고 있다. 정부의 2차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과 수출관련주 중심의 경기관련주에서 내수주 중심의 경기방어주로 주도종목군이 변화하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들어 재미있는 사족이 금융주에 붙어다닌다. 「금융주는 고유가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는 가장 좋은 투자대상이다」라는 설명이 추가된 것이다.
악재로 판단되는 재료가 나올 때 반대편의 입장에서 그 악재의 수혜를 받는 업종이나 종목은 없는 지 생각하는 것을 습관화해 보자.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는 평범한 격언의 의미가 가슴에 와닿을 것이다.
조영훈DUBBCHO@SED.CO.KR
입력시간 2000/09/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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