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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흔들리는 신 지식인
입력1998-12-21 00:00:00
수정
1998.12.21 00:00:00
李康逢 산업부 차장올초 김대중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김태동정책기획수석은 「신 지식인」이란 새로운 개념을 보고했다.
金수석은 신 지식인에 대해 지식을 활용, 부가가치를 능동적으로 창출하는 사람, 혹은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혁신한 사람이란 정의를 내렸다.
따라서 반드시 학력이 높은 고급 지식의 소유자가 신 지식인이 될 수 있는게 아니고 농부, 중국음식점 배달원, 파출부, 건물 청소원같은 직업인 또한 신 지식인 대열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金수석은 새 시대를 선도할 신 지식인의 사례로 자장면 번개배달로 유명한 조태운씨, 사이버직거래농장으로 유명한 구천모씨 등을 예로 들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열흘여가 지난 주말 주요 언론에는 「내 수능점수로 어느 대학 갈 수 있나」란 제하의 99년도 대학수능시험 채점결과기사가 1면 또는 사회면 넓은 지면을 대부분 차지했다. 방송들 역시 수능점수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청률을 의식, 해설및 좌담기사까지 동원, 일류대를 찾는 국민 성향을 부채질했다.
한국 교육의 오랜 전통인 성적순 행렬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두 가지 사건을 바라본 안목있는 국민이라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 지 난감했을 것이다. 가능한 좋은 대학을 가야하느냐, 아니면 적성을 살려 전문기술을 익혀야 하느냐 양자간의 고민도 심했을 것이다.
여기서 책임있는 사람들이 생각해볼 일은 과연 어떤 산업인력이 나라경제를 살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불황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인력을 어떻게 육성해나갈 수 있는가 하는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경제 속에서 나라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전문가다. 전문가들의 봉사정신이 나라에 가득 찼을 때 한국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인 육성의 중요성은 이미 산업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다. 생산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는 여러 기업들이 전문인 육성을 위해 국내 교육과정을 무시하고 고등학생들을 따로 뽑아 자체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졸업생은 많으나 전문인이 부족한 한국 교육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들간의 빅딜이 한창이다. 구체적인 빅딜 효과가 어떻게 나올런지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한국 경제가 큰 변화를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빅딜이후 산업현장은 누가 책임져줄 것인가. 그것은 학력이 아니라 한국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전문인이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은 전문인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책임있는 사람들이 책임있는 교육개혁을 전개해나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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