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개발(R&D) 투자 상위 기업의 90%가 '특허괴물(Patent Troll)'의 공격을 이미 받았거나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R&D 투자기업 30개사를 조사해 작성한 '기업의 전략적 기술관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업의 70.0%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공격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20.0%는 '이미 공격을 받았거나 단기간 내 공격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특허괴물'은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지 않으면서 특허만을 매입해 로열티나 소송합의금 등을 챙기는 회사로 인텔렉추얼벤처스(Intellectual Ventures) 등 세계적으로 220여개가 활동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핵심기술을 유출할 가능성이 큰 관계자로 53.3%가 '퇴직 직원'을 지목했고 33.3%는 '현직 직원'을, 13.3%는 '협력업체'를 꼽았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반도체와 휴대폰ㆍ디스플레이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ㆍ하이닉스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이 '특허괴물'의 주요 타깃이었지만 최근 국제적으로 자동차ㆍ조선ㆍ철강 등의 분야까지 확산되는 추세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철저한 사전 기술조사를 통해 분쟁 소지를 예방하고 동종 업계와 연계해 특허 매입자의 매입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 기업도 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특허 선점을 통해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외국 기업처럼 특허 자체를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선정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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