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ㆍLG전자ㆍLG이노텍 등 국내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우울했던 실적시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T주들이 예상대로 선전했고 조선ㆍ건설ㆍ철강ㆍ금융주들에 대한 눈높이가 낮춰진 상황이라 실적이슈가 시장에 추가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4일 SK하이닉스는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재무제표기준 1ㆍ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6.4% 늘어난 2조7,811억원, 영업이익은 3,170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직전분기(550억원) 기준으로 영업이익 증가폭은 476.6%에 달했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예상치(2,000억원)를 1,100억원이나 웃돈 ‘어닝서프라이즈’다. SK하이닉스는 당기순이익도 1,787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PC와 서버용 D램의 수요증가로 매출이 늘었고 수율개선으로 제품 수익성이 모두 개선돼 수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사상 처음 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에 힘입어 크게 늘어난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어난 14조1,006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3% 줄어든 3,495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직전분기(1,169억원)보다 199% 늘었고 시장예상치(2,900억원)도 500억원 이상 웃돌았다.
LG이노텍도 시장예상치의 두 배가 넘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LG이노텍의 1분기 매출액은 1조5,55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7%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2.6% 줄어든 15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판매량 감소로 LG이노텍을 약 77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대우건설도 괜찮은 실적을 내놨다. 대우건설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5.83% 증가한 2조315억원, 영업이익은 1,093억원으로 시장예상치(매출액 1조9,207억원, 영업익 975억원)를 모두 넘어섰다.
반면 업황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OCI는 적자상태를 지속했다. OCI는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2.4% 줄어든 7,8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2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서며 직전분기에 이어 적자상태를 이어갔다.
이 밖에 한전기술의 1분기 매출액은 2% 늘어난 1,678억원, 영업이익은 48% 축소된 236억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IT주들이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가운데 우려했던 건설주들이 선방하고 있어 실적 이슈가 앞으로 주가에 하락압력을 크게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는 엔저현상 속에서도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으며 시장의 눈보다 높은 실적을 내놨다”며 “앞으로 실적이 발표될 조선ㆍ화학ㆍ철강ㆍ금융주들은 이미 시장의 눈이 낮아진 상태라 어닝쇼크로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순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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