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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경영/“시간=돈” 속도경쟁에 사활(저성장시대 신경영)
입력1997-03-28 00:00:00
수정
1997.03.28 00:00:00
민병호 기자
◎생산조직 전분야서 ‘시테크’ 경쟁력 확보/삼성·LG·대우·쌍용·기아 등 도입 본격화「불황탈출은 신경영으로」
기업들이 극심한 불황과 함께 찾아온 갑작스런 경영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스피드 경영, 소프트 경영, 문화경영의 새로운 기치를 내걸고 생존차원의불황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불황탈출을 위한 신경영으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스피드경영과 소프트경영, 문화경영을 3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편집자주>
기업들이 최근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시간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불황에 대응해 허리띠를 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금과 다름없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야 말로 더 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대량생산·대량판매의 시대에 애용됐던 경영전략을 버리고 불황과 저성장시대라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맞는 경영체제로의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
이에따라 기업들은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3∼5단계에 달하던 결재라인을 2∼3단계로 줄이는가 하면 계열사간 공동구매·연구체제를 구축하는 등 경영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또한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에는 헬기정기 노선을 개설하는 등 의사결정과 경영과정 전반에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이와함께 신규사업의 참여나 전략사업의 전개에 있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과감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은 「스피드 경영」이란 새로운 용어로 집약되고 있다.
삼성과 LG, 대우, 기아, 쌍용그룹을 비롯한 주요그룹들은 올들어 「스피드 경영」을 펼칠 것을 선언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오는 99년까지 그룹의 스피드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아래 최근 「스피드경영 3개년 계획」을 마련, 현재 선진국의 44%에 불과한 업무스피드를 올해말까지 60%로 높이고 99년까지는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은 이를위해 ▲경영프로세스의 획기적 개선 ▲정보 인프라의 신속한 구축 ▲시간중시의 의식개혁과 스피드문화의 정착 등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또 쌍용그룹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사장의 권한을 대폭 하부로 이양,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기아그룹은 그룹의 종합조정기능을 강화하고 외부인사의 영입을 통해 스피드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스피드 경영은 소비자의 요구파악과 신제품 개발, 생산, 조직, 경영, 기업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새로운 경영의 조류다. 이에따라 스피드경영은 ▲기회를 선점하고 ▲빠른 경영을 하며 ▲타이밍을 맞추고 ▲리얼타임으로 경영하는 마인드가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피드 경영이 국내기업에서 본격화된 것은 최근이다. 미국의 GE, 스웨덴 ABB사 등 선진국에서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지만 국내기업들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
이와관련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경제불황이 장기화되고 경쟁이 가속화되는 저성장 시대에는 그동안 고도성장기에 애용하던 경영체계로는 더이상 버틸 수 없는 단계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앞으로 국내기업들에게 있어 스피드경영은 필수조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민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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