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휴대폰, PDA, 전자사전 등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들에게 있어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디스플레이가 너무 크면 제품의 사이즈도 함께 커져 휴대성이 떨어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화면 구현 능력에 한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의 폴리머비전사는 이 같은 고민을 한방에 잠재울 크고 넓은 화면과 한손에 쏙 들어오는 컴팩트함을 동시에 만족시킨 최신 모바일 기기를 개발했다. 일명 전자종이로 불리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를 장착한 최초의 상용제품인 ‘레디우스(Readius)’가 바로 그것. 4GB 메모리에 이메일, 신문, 전자책(e-book) 등의 데이터를 무선으로 다운받아 읽을 수 있고, MP3와 같은 음악파일 재생 기능까지 갖춘 이 장치의 최대 특징은 스크린을 종이처럼 둘둘 말거나 접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레디우스는 스크린이 접혀져 있는 상태에선 크기가 웬만한 휴대폰 보다 작은 10 × 5.5 × 2.2cm에 불과하지만 두루마리 휴지를 풀 듯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큼직한 5인치 스크린이 나타난다. 특히 폴리머비전은 금으로 배선을 한 폴리머 소재로 트랜지스터를 제작, 레디우스를 수만 번 이상 열고 닫아도 스크린 성능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만큼 강력한 내구성을 확보했다. 스크린에는 ‘e-잉크’ 기술이 채용돼 있는데, 이는 색소를 미세한 캡슐 표면에 띄우는 방식으로 14단계의 음영을 생성해 문자와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아직 컬러를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그 덕분에 배터리 효율이 좋아 내장형 배터리 1회 충전으로 무려 10일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폴리머비전은 오는 2009년 휴대폰, PDA, GPS 등의 기능을 융합시킨 컨버전스형 컬러 스크린 레디우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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