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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어떻게되나] 5개 소그룹 '현대연방체제'로
입력1999-04-23 00:00:00
수정
1999.04.23 00:00:00
정승량 기자
현대그룹이 23일 발표한 구조조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주력업종중 중화학을 중공업으로 좁혀 화학 및 정유업종을 정리하고 계열분리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1~2년 앞당긴다는 것이다.당장 내년에 자동차가 그룹에서 분리되고 2003년이면 5개 소그룹의 연합체제로 그룹이 재편된다는 것이다. 계열사도 현재의 76개에서 26개로 줄어든다.
또 화학업종을 포기하는 대신 중공업중 선박용 엔진분야를 중점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한국중공업 민영화의 인수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대는 이날 올초 2001년까지 자동차부문을 그룹에서 분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중공업 건설 전자 금융 및 써비스 등 5대 핵심업종을 그룹에서 완전분리하겠다는 방침을 수정, 2년 앞당긴 2003년까지 그룹을 소그룹으로 분리하고 자동차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내년말까지 그룹에서 분리하기로 했다.
현대는 특히 연초 5대핵심사업중 하나로 선정했던 「중화학」부문에서 화학분야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박세용(朴世勇)구조조정본부장은 『중화학분야중 화학분야를 포기하고 대신 세계 1위에 랭크돼 있는 조선 및 선박용 엔진분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는 이에 따라 빅딜대상인 현대석유화학외에도 현대정유를 해외에 매각하기로 했다. 朴본부장은 이와 관련, 『현대정유를 정리할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가 현대정유에 외자를 유치해 절반이상의 지분을 매각하지만 경영권은 현대가 갖는 「쌍용정유」방식으로 처리될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쌍용정유의 경우 사우디 아람코 등 외국지분이 절반이 넘지만 경영권은 쌍용측이 가졌었다.
현대는 현재 사우디의 한 업체와 외자유치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가 선박용 엔진분야를 중점 육성해나가겠다고 밝힌 부분도 한국중공업 민영화와 교묘하게 맞물려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는 정부의 민영화 대상 1호인 한국중공업에 대해 『한국중공업은 현대양행을 모체로 성장한 공기업』이라며 인수추진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해왔다.
더구나 한국중공업은 정부의 8개업종 빅딜방침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의 선박용엔진부문의 통합주체여서 선박용엔진부문을 세계적으로 키우겠다는 것은 한국중공업 인수에 대한 야심을 정부측에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소그룹화된 현대의 5대 주력업종은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 2세들이 나눠 경영하는 「연방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53개 정리대상 회사는 계열분리 13개사, 합병 15개사, 매각 13개사, 청산 4개사, 합병 및 매각 예정인 기아계열 8개사 등이다.
특히 현대측은 매각대상 회사중에는 자산 1조원 이상의 우량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내외부에서는 현대정유외에 현대엘리베이터와 인천제철, 현대강관 등이 유력한 매각 대상계열사로 올라 있는 상태다. 특히 인천제철은 보유 유가증권만 1조원에 이르는 알짜배기 회사로 현재 포철과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가 이날 발표한 구조조정은 정부의 압박에 따라 급조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현대가 정부의지에 역행한다는 시각에 부담이 많았고 실제로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쪽 재무라인에서는 계열분리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계열분리란게 얽히고 힌 상호 지분의 해소인데 현대자동차와 현대산업개발의 주식 맞교환처럼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쉽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지분을 정산하느냐지만 오너의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것. 지급보증문제도 2000년 4월까지 100% 해소해야만 되게 돼 있어 난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승량 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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