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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단말기] 공급과잉 몸살 출혈경쟁 불가피
입력1998-10-12 20:21:00
수정
2002.10.21 22:38:22
휴대폰 단말기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올해말을 정점으로 가입자 증가율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단말기 제조업체의 경쟁은 어느때보다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휴대폰 시장은 총 800만대 규모로 예측된다. 상반기에 460만대가 팔렸으며 하반기에 340만대가 더 팔릴 전망이다. 97년 530만대보다 무려 270만대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PCS(개인휴대통신)가 상용화된 뒤 서비스업체간의 경쟁으로 가입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 이 가운데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빅3」가 시장의 99%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말 이후 내년에는 셀룰러폰과 PCS폰 모두 신규가입자 증가율이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99년말 휴대폰 가입자는 1,600만명 쯤 될 전망. 이는 올해말 가입자 예상치인 1,300만명보다 300만명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99년 단말기 예상수요는 가입자 순증가에 따른 300만대에다 대체수요분 300만대를 합쳐 6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99년 휴대폰 단말기 시장이 올해보다 200만대 가량이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이처럼 시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제조업체는 오히려 더 늘어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최대 이동전화사업자인 SK텔레콤이 단말기 사업에 뛰어들면서 공급과잉을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 삼성 LG 현대 등 「빅3」만 해도 연간 휴대폰 생산능력은 거의 2,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3사가 내년에 외국에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많아야 500만대에서 600만대에 불과하다. 나머지 1,400만대에서 1,500만대는 국내에서 소화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고작 600만대로 예상되니 빅3만 해도 800만대 이상분의 생산능력이 공급과잉인 셈이다.★표참조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업체인 SK텔레콤마저 단말기 사업을 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경쟁과 유통질서 문란도 뻔히 예상된다.
게다가 과거 아날로그 시절 국내 휴대폰 시장을 거의 독점했던 모토로라도 절치부심 끝에 팬택·텔슨·어필텔레콤 등 중소 전문업체들과 잇따라 제휴하고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정보통신, 스탠더드텔레콤 등도 「한번 해보자」며 공세로 나설 태세여서 공급과잉은 갈수록 극심해질 전망이다. 극단적으로 손님은 한명인데 수십명의 장사꾼이 한꺼번에 달려 들어 「내걸 사라」고 아우성대는 상황도 그려볼 수 있다.
물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상품이 다양화되고 소비자들은 선택의 기회가 넓어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는 독점을 배제하기 위한 적정한 경쟁상태가 유질될 때 가능한 것이지 국내 휴대폰 시장처럼 1,000만대 이상의 공급과잉이 존재하는 상태에서도 그렇다는 건 아니다.
휴대폰업체 A사의 한 관계자는 『온나라가 구조조정을 통해 과잉투자의 거품을 빼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휴대폰 시장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며 『시장에서 자율조정이 안되면 정부가 나서서라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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