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LCD 사업부문이 지난 2002년 11월 중국 비오이테크놀로지그룹에 인수돼 설립된 비오이하이디스가 지난 9월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처음 회사채를 발행한 지난 2005년 4월 당시 신용등급은 ‘BBB-’였으나 1년 만에 ‘BB’급으로 하락하고 5개월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계열을 둘러싼 자금악화설과 부도설이 금융시장을 긴장시켰고 얼마 지나지 않은 11월17일 투기등급인 BB급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팬택과 팬택앤큐리텔 모두 부정적 관찰대상에 등록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향후 추가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는 5,800억원 수준이고 여기에 자산유동화증권(ABS)이 1,000억원, 기업어음이 1,500억원 내외에 달한다.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자금까지 합하면 9월말 현재 총차입금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선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의하면 회사채 2,000억원을 포함해 총차입금이 3,851억원인 비오이하이디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전국 29개 신협의 관련손실이 200억원에 달하며, 이로 인해 14개사가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당일 회사채 가격이 하락해 투자자들의 평가손실만 140억원에 달했다. 팬택계열의 미상환회사채 규모가 비오이하이디스의 3배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유사시 관련 금융기관의 추가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것은 투신사의 경우 비오이하이디스나 팬택계열과 같은 BBB급을 편입할 수 있는 펀드가 제법 있고 그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BBB급을 편입하고 있는 펀드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실에 따른 우려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과거 투신사들이 1999년 대우사태로 엄청난 손실을 입으며 구조조정의 길로 들어섰고, 2003년에는 SK글로벌 사태로 다시 한번 홍역을 치렀던 점을 생각하면 최근 비오이하이디스와 팬택계열의 추락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는 투신사의 모습은 기업신용 분석능력이 예전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음을 말해준다. 2000년 채권시가평가제도가 확대 도입되면서 형식적이던 기존 신용등급이 회사채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됐고 그 과정에서 투신사를 비롯한 투자기관들이 기업신용분석을 전문적으로 하는 ‘크레디트 애널리스트(credit analyst)’를 확보하는 동시에 체계적인 분석시스템을 도입한 때문일 것이다. 단두연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리서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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