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량이 수년째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식량 안보를 위해 쌀 생산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10년 104.6%에서 지난해 83.0%로 급락했던 쌀 자급률은 올해도 9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쌀 자급률은 국내 생산량을 수요량으로 나누면 된다.
쌀 자급률을 계산할 때는 전년도 생산량을 기준으로 삼는데 2011년 생산량은 422만4,000톤이었다. 이는 냉해가 극심했던 1980년(355만톤) 이후 31년만에 최저치다.
그런데 최근 5년간 쌀 수요량의 평균은 488만3,000톤에 달한다. 이를 기준으로 올해 쌀 자급률을 계산하면 86.5%에 불과하다.
내년 쌀 자급률이 9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확기를 앞두고 연이어 불어닥친 태풍으로 `백수 현상'이 심각해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백수 현상은 염분을 함유한 강풍으로 벼 이삭이 하얗게 말라죽는 것을 말한다.
쌀값은 이미 오름세를 보여 쌀 20㎏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7.2% 오른 4만1,800원에 달한다. 평년 가격이 3만8,000원가량인 것에 비춰보면 크게 오른 셈이다.
정부는 쌀 자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해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쌀 재고가 95만톤에 달하는데다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은데 따른 의무수입물량이 매년 34만~36만톤가량 있어 수요량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2010년 쌀 재배면적이 여의도 면적의 38배에 달하는 3만2,000㏊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도 3만8,000㏊나 줄었다. 수익성이 낮은 쌀 대신 밭작물이나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쌀 재고도 급격히 줄게 되고, 국내 생산량과 의무수입물량을 더해도 쌀 수요량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농협경제연구소 황성혁 부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곡물 수출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쌀은 수익성이나 시장성이 아닌 `식량 안보'의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은 "쌀의 안정적 자급을 위해서는 쌀 자급률 목표와 연계해 농지를 확보하고 쌀소득 직접지불제를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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