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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서 포장마차까지 끝없는 ‘명품 경품’ 열기
입력2003-07-27 00:00:00
수정
2003.07.27 00:00:00
최석영 기자
“구찌 숄더백 김○○씨, 셀린느 반지갑 박○○씨, 페라가모 벨트 오○○씨…”
27일 서울 강남역4거리 인근의 한 포장마차가 경품으로 내건 `명품`의 주인을 찾아주느라 시끌시끌하다. 이 포장마차는 지난달부터 손님들을 모으기 위해 명품을 경품으로 내걸고 경품함에 명함을 넣도록 했다. 경품함에 모인 명함만도 1,000여장.
최근 명품 인기를 타고 포장마차에서 나이트클럽, 인터넷 사이트, 유명백화점에 이르기까지 고가의 명품을 경품으로 내거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어 `명품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이들의 주공략 대상은 20~30대로 가뜩이나 명품열풍에 휩싸인 젊은이들에게 잘못된 소비행태를 심어준다는 지적이다.
◇`명품 경품` 봇물=“요즘 젊은 사람들은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씁니다. 명품 지갑과 지갑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더니 손님이 줄을 섰어요.”서울 강남의 한 포장마차 주인은 업소 홍보를 위해 지갑ㆍ벨트 등 시가 300여만원의 경품행사를 벌였더니 한달새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한다. 이 업소 사장은 백화점들과 인근의 유명 나이트들이 매주 명품 경품을 내걸고 손님을 끌어 모으는 것을 보고 이 행사를 준비했다는 것.
명품 경품의 근원지는 유명백화점들이다. 이들은 매 경품행사 때마다 명품을 내걸고 있다. 최근 A백화점 압구정점은 경품 행사를 열어 명품 핸드백과 반지, 만년필을 증정했다. 이 백화점 패션관과 명품관에서 당일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응모권 추첨을 통해 총 수십명에게 비비안웨스트우드 핸드백과 다사키 반지, 몽블랑 만년필, 테스토니 토드백 등 명품브랜드 상품을 증정했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인터넷 사이트들도 명품 경품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심지어 퀴즈를 맞추면 명품을 주는 인터넷 사이트도 등장해 여러 종류의 마을과 관문을 각각 통과하면서 포인트를 쌓아서 명품과 교환할 수 있는 퀴즈게임으로 구찌ㆍ프라다 제품 등을 주고 있다.
◇경제 어려운데 `너무 한다`=한 경품 아이템기획ㆍ개발 업체 관계자는 “업체들이 최근 불황 타개책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해외여행권ㆍ명품구두ㆍ순금 등 초고가 경품을 내거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명품을 경품으로 내걸면 고객이 증가하는 등 `효과`가 있어 업체 입장에선 한번 해볼만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명품 등을 경품으로 내세우려면 단기간에 1,000만원 내외의 비용을 퍼부어야 하는데 따른 재정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입장에서도 이런 마케팅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 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이은영 국장은 “안 그래도 최근 20~30대의 명품 과소비 문제가 심각한데 백화점 등에서 명품을 미끼로 과소비를 조장하고 명품 소비를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나칠 정도의 고가의 명품 경품 등을 모니터링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에 대책마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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