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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벌을 과도하게 규제하면 외국 기업만 혜택을 보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지나친 대기업 규제는 갈 길이 먼 한국경제에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지난 9일 여수엑스포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대국은 정부의 공적자금을 등에 업고 총력전으로 나오는데 우리는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경쟁에 질 수도 있다"며 과도한 재벌 규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국내 대형마트들이 의무 휴업에 들어가자 외국계 마트가 잘된다"면서 "재벌을 규제하면 중소∙중견 기업들이 대체해줘야 하는데 외국계 기업만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위해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인지 참 어려운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경쟁력을 갖춘 국내 1~2위 기업들이 상대국 지원을 받는 기업과 싸우고 있다"면서 "감정적으로는 재벌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벌 기업이 (외국으로) 나가버리면 카타르시스를 느낄지는 몰라도 남는 게 없다. 우리 경제 전체를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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