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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변해야 산다] 기술 강국 이끄는 獨 중기

고용·직업훈련의 뿌리 임금도 대기업 못지 않아

독일 중소기업들은 직업훈련생의 80%를 수용하면서 이들을 인간 문화재급 마이스터로 키운다. 마이스터들이 이끄는 중소기업들은 '기술의 독일'을 이끌며 독일 경쟁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다름슈타트직업훈련센터에서 훈련생들이 마이스터 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 /다름슈타트=이상훈기자

독일의 경제수도 프랑크푸르트에서 남쪽으로 30㎞ 내려가면 인구 14만의 소도시 다름슈타트가 나온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소도시이지만 독일 남부지역의 중후장대 산업을 이끌어가는 '비타민' 같은 도시다. 한적한 도시 복판에 위치한 다름슈타트-디에부르크 지역 수공업 조합(Handwerk Darmstadt-Dieburg)은 지역 중소 수공업 기업들이 출자해 조직한 조합이다. 우리나라에도 협회 등의 이름으로 중소기업 단체들이 많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조합이 지역 내에서 직업훈련센터를 직접 운영한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성적과 적성에 따라 인문계로 갈지, 실업계로 갈지 진로를 결정한다. 실업계 쪽을 선택한 학생들은 직업학교(Hauptschule)와 직업훈련학교(Berufschule)를 거치면서 수공업조합 등이 운영하는 직업훈련센터에서 직업교육을 받는다. 다름슈타트센터에서 전기정비를 가르치고 있는 마이스터 교사 하인히리 비넥씨는 "보시ㆍ지멘스 등 큰 대기업들은 직접 직업교육을 시킬 수 있지만 직원이 50명 미만인 중소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인재를 키울 역량이 모자란 게 현실"이라며 "지역 중소기업과 직업학교ㆍ주정부가 연계해 직업훈련센터에서 학생들에게 고급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중소기업은 고용과 직업훈련의 뿌리다. 초등학교를 마친 학생의 75%가 직업학교로 가 직업훈련생이 되는 독일에서는 이들의 83%가 중소기업에 취직해 기업과 훈련센터를 오가며 기술을 익힌다. 독일에서의 직업훈련은 청소년들이 기업 현장을 익히면서 독일 제조업 기술력의 기초를 닦는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과 직업훈련센터에서 가꿔진 산업인력들은 전세계가 기술로 인정하는 마이스터로 다시 태어나 독일 산업을 이끈다. 직업훈련까지 마치고 20세에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훈련생들은 회사에 다니면서 퇴근 이후 훈련센터에서 2년간 기술을 연마해 독일 주정부가 인정하는 마이스터 자격증을 취득한다. 이들 마이스터가 이끄는 중소기업의 수만 독일 전역에 93만개. 360만개에 달하는 전체 중소기업 중 4분의1이 이른바 기술장인이 이끄는 회사다. 이들은 수많은 특허를 개발, 보유하고 벤츠ㆍBMWㆍ보시 등 대기업에 일류 기술과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출과 고용창출, 직업훈련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독일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의 대우 역시 대기업 못지 않다. 마이스터 자격증을 따고 중소기업에서 일할 경우 평균 월 3,500유로(우리돈 528만원)의 임금을 받는다고 다름슈타트센터는 전한다. 독일 대기업 평균 월봉이 4,000~4,500유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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