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銀 인수 3파전…증권사가 은행 삼키나 한국금융지주·메리츠·동양증권 물밑경쟁 치열자본시장통합법 앞두고 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전북은행을 둘러싼 한국금융지주ㆍ메리츠증권ㆍ동양종금증권 등 증권사들의 물밑 인수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지방은행 인수가 사상 처음으로 성공할 경우 오는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맞물려 국내 금융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ㆍ동양종금증권 등 2개사는 전북은행의 최대 주주인 삼양사에 지분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전북은행에 관심 없다"고 부인했으나 업계에서는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사의 지분율은 출연 법인인 수당장학회(1.82%)를 포함해 11.8%이다. 삼양사는 인수자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전북 지역 기업의 보유지분 등을 합쳐 25%를 블록으로 매각하는 방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전북은행의 주요주주는 삼양사 외에 오펜하이머디벨로핑(지분율 6.01%), 코리아펀드(5.53%), CRMC(5.87%) 등이다. 지분 25%의 매각 가격은 전북은행의 시가총액이 2,900억원 가량이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이상 붙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에 관련된 한 관계자는 "3개 증권사가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올해 말까지 매각작업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훈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자통법 시행 이후 은행ㆍ보험ㆍ증권간 장벽이 허물어지겠지만 각각의 고유 업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지방은행을 인수할 경우 신용카드 사업이나 은행ㆍ증권사 계좌간 연계, 기업금융 등이 가능해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은행 인수는 은행권 중심의 금융 산업 전반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와 정반대로 비은행이 은행권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금융 영역간 불균형이 완화될 것"이라며 "금융투자회사의 대형화나 자본시장의 질적 발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대주그룹이 광주은행 인수를 선언 바 있어 지방은행의 구조조정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은행의 경우 현행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도 의결권 제한 없이 지분을 15%까지 보유할 수 있다. 입력시간 : 2006/09/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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