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17일째 지속된 가운데, 이머징마켓 관련 해외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25일 펀드조사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를 인용,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에서 최근 1주(17~23일)간 7억6,2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 아시아펀드(일본제외), 중남미펀드, 기타지역펀드 4개로 구성된다. 특히 GEM펀드의 경우 2억7,800만달러가 빠져나가 지난주에 이어 2주째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일본제외 아시아펀드는 자금 유출 규모는 5,200만달러로 크지 않지만 8주만에 유출로 전환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GEM펀드와 아시아펀드(일본제외)는 한국 투자비중이 각각 18.4%, 24.7%에 달하기 때문에 최근 국내 증시에서의 잇따른 외국인 매도와도 연결된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달 들어 이머징마켓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헤지펀드를 포함한 단기투자 펀드의 이익실현 전략이 뮤추얼펀드로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특히 중남미와 동유럽에서 선행된 자금이탈이 아시아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의 기록적인 외국인 매도세도 이 같은 글로벌 유동성 환경변화와 관련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대만시장에서도 지난 14~24일 9거래일간 1조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이탈하는 등 현재 외국인 매도는 단순히 ‘셀 코리아’가 아닌 ‘셀 이머징마켓’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GEM펀드, 아시아펀드(일본제외)와 함께 한국관련 해외펀드로 구분되는 인터내셔널펀드와 태평양지역펀드로는 각각 7억6,900만달러, 600만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이들 펀드의 한국 투자비중은 2.3%, 8.9%에 불과해 실질적으로는 한국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감을 불러일으키며 글로벌 유동성을 위축시키고 있지만 오는 5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0.5%포인트 이상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세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