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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승계자로서 공식적인 첫 행보에 나섰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삼성 경영을 지휘하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와병에 따른 '위기 돌파'를 주도해왔으나 그룹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년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인재 제일주의' 정신을 기려 지난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한 상으로 올해 25회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계열사 사장단이 사실상 총출동해 이목을 끌었다. 이건희 회장이 예년 시상식에 참석할 때처럼 사장단이 집결했다는 게 삼성 안팎의 평가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취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첫 공식 행사 참석 등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 흐름에 방점이 찍힌 모양새"라며 "명실상부한 삼성 후계자로서 이 회장의 입지를 내외에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최근 아버지인 이 회장이 맡고 있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자리에 취임했으며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이끌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강화한 바 있다.
한편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과학상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 △공학상 김창진 UCLA 교수 △의학상 김성훈 서울대 교수 △예술상 김수자 현대미술작가 △사회봉사상 백영심 간호사 등 5명으로 이들은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메달을 받았다.
노벨상을 수여하는 노벨재단을 대표해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스벤 리딘 노벨화학상위원은 "1991년부터 시상해온 호암상은 한국 사회가 이룬 성취와 진보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기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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