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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700억 거래… 코스피 비중 20% 돌파

■ 투자 지형까지 바꾸는 ETF 돌풍<br>안정성에 환금성까지 겸비<br>비과세·낮은 보수도 매력<br>자산배분 핵심상품 진화


출범 11년째를 맞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의 거래대금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투자 지형도를 급속도로 바꾸고 있다. 최근 투자 트렌드가 고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Active)에서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패시브(Passive)로 변화하고 있는 데다 보수 인하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까지 부각되면서 ETF가 더 이상 주변상품이 아닌 자산배분전략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137개 ETF의 2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719억원에 달했다. 이는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3조6,748억원)의 21.01%에 달하는 수치다. ETF 거래비중이 20%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9월 6,404억원에 불과했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6개월만에 1,000억원 넘게 늘어나는 등 거래대금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ETF 시장은 나날이 성장 스토리를 새롭게 쓰고 있다.

ETF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최근 투자 트렌드가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에서 위험을 줄이는 패시브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ETF는 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편입 종목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기초자산의 지수나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패시브 상품으로 불린다.

오재영 현대증권 PB리서치팀 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진데다 대표적 실물자산인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마땅히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없는 실정”이라며 “이에 따라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패시브 투자 수요가 늘고 있고 특히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표적 패시브 상품인 ETF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TF 보수가 저렴한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재 국내 설정된 주식형펀드의 연 평균 보수는 1.52%, 국내 인덱스펀드는 1.025%이지만 ETF의 평균 보수는 0.39%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ㆍ삼성자산운용ㆍ미래에셋자산운용 등 ETF ‘빅3’ 운용사가 주요 ETF 보수를 인하한 데 이어 올해는 우리자산운용까지 ETF 보수 인하에 가세하면서 투자자들의 비용 절감 효과가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코스피200추종 ‘TIGER200’의 보수는 연 평균 0.09%에 불과하다.

절세효과도 매력적인 요소다. 국내 인덱스주식형 ETF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된다. 또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펀드와 달리 언제든지 현금화하기가 용이해 환금성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ETF 만으로 자산배분을 실현하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ETF 시장 안에는 주식ㆍ채권ㆍ원자재ㆍ부동산ㆍ해외지수 등을 추종하는 상품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ETF에만 투자해도 자산배분 실현 효과를 백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해외증시에 상장된 ETF는 국내보다 상품개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해외상장 ETF까지 이용하면 자산배분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패시브(Passive) 본부장은 “ETF는 상품 라인업이 매우 다양하고 보수도 낮은 편이어서 매우 매력적”이라며 “거래량만 받쳐 준다면 ETF만 가지고 자산배분을 실현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TF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개선점이 필요하다. 현재 거래대금 상위 3개 ETF는 ‘KODEX레버리지’, ‘KODEX인버스’, ‘KODEX200’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83%를 차지해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소규모 ETF 퇴출을 통한 자정노력도 필요하다. ETF는 실시간 매매가 생명이기 때문에 거래량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금융당국은 상장 1년 이후 설정액 50억원 미만, 최근 6개월 간 일 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일 경우 자진 상장폐지를 유도할 방침이다. 3월 5일 현재 최근 6개월간 일 평균 ETF 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인 ETF는 ‘KOSEF펀더멘탈대형주’를 포함해 8개나 된다.

오재영 연구원은 “올해 6월 합성 ETF 출시를 기점으로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며 “중국본토 ETF등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ETF가 자산배분 툴에서 주력 상품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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