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10일 내놓은 '에코부머의 3대 경제난' 보고서를 보면 에코부머는 부모세대와 다른 경제환경에서 고통스러운 사회 진입기를 겪고 있다. 에코부머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자녀 세대로 2012년 현재 약 510만명에 이르는 거대 인구 집단이다. 이들은 만 27~33세로 인구통계 측면에서 향후 한국 사회와 경제를 이끌어갈 주력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에코부머는 높은 수준의 교육에도 불구하고 취업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 간 학력 불일치 현상으로 니트족(취업 의욕 없이 주로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집단)으로 돌아서는 등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2012년 한국노동연구원 조사 결과를 인용해 비(非)구직 니트족은 감소했지만 에코부머군에 속하는 대졸자 니트족 비중은 20∼25%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취업난뿐만이 아니다. 최근 대학 이상 졸업자의 취업률이 떨어지면서 그간 빠르게 늘어난 학자금 대출 상환마저 쉽지 않게 돼 에코부머는 신용난에도 직면하게 됐다.
학자금 대출 학생 수는 지난 2005년 18만명 이상에서 2011년에는 136만명을 넘어섰고 학자금 대출 연체율(6개월 이상 연체)은 5%를 넘어 2011년에는 신용유의자가 3만2,000명에 달했다.
과거와 달리 크게 높아진 주거비용으로 에코부머는 결국 결혼마저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2011년 기준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전국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실질)는 1986년에 비해 1.5배, 전세가격지수는 2.3배나 상승해 에코부머가 독립적인 사회개체로 나서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에코부머의 사회진입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ㆍ사회적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인구감소 추세를 가속시킬 수 있다"며 "세대 간 일자리 갈등도 심화하고 부모세대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어 부모들마저 궁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에코부머의 안정적 사회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첫 단추는 일자리 마련"이라며 "글로벌 시장, 기술, 문화 등 창조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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