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은 미국법원의 아라미드 판매금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법원은 코오롱에 향후 20년간 아라미드에 대한 생산 및 마케팅, 판매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1심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코오롱 측은 “지난달 31일 미국 연방제4순회 항소법원에 항소의사를 통보했다”며 “듀폰이 청구한 변호사 비용에 대한 1심 법원의 최종판결은 나오지 않았지만 손해배상액과 생산금지 등 핵심쟁점에 대한 최종판결이 내려져 항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오롱 측은 이어 “1심 재판에서 있었던 1조원의 배상금과 20년간 생산ㆍ판매 금지 판결은 그동안 재판과정에서 코오롱이 주장하는 증거들이 충분히 심리되지 않은 결과”라며 “항소심에서 보다 공정하고 합당한 판결이 내려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코오롱의 항소심은 미국 법무차관을 지낸 폴 클레멘트 변호사가 주도할 예정이다. 항소심은 관례에 따라 통상 1년~1년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코오롱과 듀폰간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맡은 미국법원은 듀폰에 코오롱 자체 전산망 접근을 허락하는 등 업계에서 전례가 드문 명령을 내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코오롱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 로버트 페인 판사는 코오롱에 듀폰의 영업비밀에 속하는 모든 서류를 다음달 1일까지 듀폰에 돌려주고, 컴퓨터에 관련 파일이 남아있다면 모두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면서 그 달 31일까지 법원의 허가를 받은 컴퓨터 전문가를 고용, 코오롱의 컴퓨터와 컴퓨터 네트워크에 접근해 듀폰의 영업비밀 관련 자료가 완전히 삭제됐는지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코오롱에 듀폰의 영업비밀을 아는 사람, 영업비밀이 보관된 장소, 영업비밀이 언급된 모든 사안을 특정해 듀폰에 알려야 한다는 의무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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