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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중독 심각"…현황과 예방법
입력2005-08-09 11:52:14
수정
2005.08.09 11:52:14
지난 8일 대구의 한 PC방에서 스태크래프트 게임을 하던 이모(28)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3시간여만에 숨지는 사고가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3일 오후 9시부터 약 50시간 동안 PC방에서 잠을 자지 않고 먹지도 않은 채 게임에만 몰두했으며 지난 달 초에는 게임에 빠져 결근이 잦아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된 것으로 밝혀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정도로 게임에 중독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최근의인터넷 중독 증상은 생각 이상으로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어른이 다 된 사람들도 게임중독으로 자신을 조절하기가 힘든 상황에서 초.중.고 학생들이 게임이 중독되면 상황은 더욱 위험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인터넷 중독의 현황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 "중.고생 40% 인터넷 중독" 일반적으로 `인터넷 중독'이란 과도한 통신이나 인터넷 사용으로 사회ㆍ가정ㆍ일상 생활에서 실제 어려움이 생겨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게되는 경우를 말한다.
인터넷 중독은 이씨와 같은 게임중독과 채팅(사이버섹스)중독, 주식중독으로 세분화하기도 한다.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김정숙 교수팀이 경기도 중.고등학생 764명(중369명, 고 3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독초기가 38.5%(중 36.6%, 고40.3%), 중증이 2.9%(중 4.3%, 고 1.5%)로 41.4%가 인터넷 중독증세를 보였다.
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중학생이 3.1시간, 고등학생이 2.8시간 이었으며, 대다수(90%)는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학업성적이 낮은 학생일수록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길 수록 △인터넷을 게임과 통신용으로 주로 이용할수록 중독 증상이 심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팀이 서울과 경기도 성남의 6개 PC방에서인터넷을 이용 중인 888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에서도 중독 3.4%, 과사용 41.3% 등으로 10명 중 4명 꼴로 인터넷 중독 위험이 있었다.
중독증상은 남성, 저학력자, 무직자, 주 이용장소가 PC방인 사람, 인터넷 사용빈도가 잦고 새벽까지 이용하는 사람일수록 정도가 심했다.
또한 인터넷 중독자들의 우울증 유병률은 20.4%로, 과사용군이나 비중독군의 4.1%, 1.6%에 비해 크게 높았으며, 불안증 유병률도 과사용군(9%), 비중독군(2.4%)보다 높은 46.7%에 달했다.
◆ 인터넷 중독의 징후 게임 중독은 주로 청소년기 남학생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흔히 게임에 빠져서 성적이 떨어지고 부모와 다투면서 급기야는 가출과 학교를 그만두게 되는 경우로 발전한다. 이것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징후들은 다음과 같다.
▷ 학교에서도 자고, 집에서도 계속 피곤해 하는 등 지나친 피로증세를 보인다.
▷ 성적이 떨어진다.
▷ 게임 이외의 다른 취미활동을 점차 하지 않는다.
▷ 가까운 친구와 멀어지고, 가상의 인터넷 친구나 게임 패밀리와만 친하다.
▷ 학교와 집에서 반항과 불복종이 나타난다.
인터넷 중독은 다른 정신과적인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중 가장주목받는 게 바로 우울증이다. 우울증에 걸리면 우울감이나 삶의 어려움을 인터넷으로 보상 받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또한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알코올중독 증상이 더 심하며 주의집중력 저하, 과잉행동.충동성이 주증상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더 많은 것으로알려져 있다.
◆ 인터넷 중독 자가 진단 항목과 치료
1. 처음에 마음먹었던 것보다 더 오래 인터넷을 하게 된다.
ⓞ①②③④⑤ 2. 인터넷으로 시간을 보내느라 다른 해야 될 일을 소홀히 한다.
ⓞ①②③④⑤ 3. 가장 친한 친구와 노는 것보다 인터넷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①②③④⑤ 4.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사귄다.
ⓞ①②③④⑤ 5. 인터넷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가까운 사람들이 불평한다.
ⓞ①②③④⑤ 6. 인터넷으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성적이나 학교 일에 지장을 받는다.
ⓞ①②③④⑤ 7. 공부나 해야 할 일을 하기 전에 e-메일부터 먼저 확인한다.
ⓞ①②③④⑤ 8. 인터넷 때문에 학습 능률이 떨어진다.
ⓞ①②③④⑤ 9. 다른 사람이 인터넷으로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 볼 때 숨긴다.
ⓞ①②③④⑤ 10. 현실의 골치 아픈 생각을 잊기 위해 인터넷을 하게 된다.
ⓞ①②③④⑤ 11. 다시 인터넷 하기를 기대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①②③④⑤ 12. 인터넷이 없다면 생활이 지루하고, 허전하며, 기쁨이 없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①②③④⑤ 13. 인터넷 접속 중에 다른 사람이 방해하면 소리지르고 고함치거나 화를 낸다.
ⓞ①②③④⑤ 14. 밤늦게까지 인터넷을 하느라 잠을 못 잔다.
①②③④⑤ 15. 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에도, 인터넷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거나 접속하는 것을 상상한다.
ⓞ①②③④⑤ 16. 인터넷을 할 때 `조금만 더하고 그만둬야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계속한다.
ⓞ①②③④⑤ 17. 인터넷 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한다.
ⓞ①②③④⑤ 18. 인터넷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숨기려고 한다.
ⓞ①②③④⑤ 19. 남들과 밖에서 놀기보다 인터넷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택한다.
ⓞ①②③④⑤ 20. 인터넷을 하지 않을 때에는 우울하고 울적해지거나 신경이 날카롭다가도,인터넷을 하게 되면 그런 기분이 사라진다.
ⓞ①②③④⑤ 20개의 설문 조항 중 20점~49점은 평균 이용자, 50점~79점은 인터넷으로 인해문제가 있는 중독 성향자, 80점 이상은 중독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 자녀의 인터넷 중독 치료를 부모 지침
▷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녀의 PC나 인터넷 사용에 대해 통일된 견해와 입장을가진다.
▷ 인터넷 사용시간을 정한다. 특히 게임 중독인 경우 게임을 하는 시간 자체를점차 줄인다. 게임 중에서도 인터랙티브한 게임의 비중을 줄여나가며, 폭력적인 게임에서 폭력적이지 않은 게임으로 게임의 내용을 단계적으로 바꾼다.
▷ 컴퓨터 모니터를 부모가 볼 수 있는 위치에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는 특히 자녀가 음란 사이트에 탐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 인터넷 이외의 다른 취미활동을 더 권장한다. 아울러 주간 일정표에 인터넷사용시간도 계획한다. 취미활동과 인터넷 사용시간의 비중을 균형있게 한다.
▷ 중독증이 심한 경우에는 개개인마다 인터넷 사용 패턴을 분석한다. 사용 패턴에 따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하며 이때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건양대병원 정신과 박진균 교수는 "컴퓨터에 깔려있는 게임을 모두 지우고, 게임 CD나 게임잡지도 아까워하지 말고 모두 버린 다음 즐겨찾기 목록도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게 좋다"면서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메일검색은 일정기간에 한번씩 하도록 하고 컴퓨터를 거실로 옮겨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가족으로부터의 소외, 부모의 지지 부족, 애정 결핍, 과도한 밀착 관계 등은 중독 현상을 증가시키는 위험 요인"이라며 "청소년들이 자신의 고충과 스트레스를 가족들과 나누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가족관계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게임중독에 대한 전문의 일문일답
--PC방의 게임중독자들이 갑자기 숨지는 이유는
△보통 PC방에서 사망하는 경우를 보면 2~3일 이상 거의 잠도 안자고 게임에 열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검을 해보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종의 과로로인한 돌연사로 추측된다.
--이들이 숨지게 되는 메커니즘은?
△잠을 자지 않음으로써 오는 극도의 피로와 긴장감, 과로한 상태를 자각하지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흔히들 육체노동을 했을 때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고 알고 있지만 정신적 노동 역시 육체노동 못지않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이들의 경우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이기기 위해서, 졌을 때는 스트레스 등으로육체노동 못지 않은 에너지를 소비한 상태다.
특히 게임 중 흡연량이 증가하면 탁하고 어두운 환경, 운동부족 등으로 에너지소모량이 급증하게 된다. 또한 게임 중 빨갛고 파란 자극적 화면도 대뇌피질을 자극해 돌연사와 급사 등을 부추기게 된다.
--게임 중독에 따른 각종 사고나 부작용은
△우선 컴퓨터 게임을 장시간 할 경우 손목질환과 어깨저림, 요통 등의 근골격계상 문제가 올 수 있다. 또한 수면부족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주의력결핍, 학업성적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운동부족과 성장 문제, 실제상황과 게임상황을 혼동하는 가치관 혼란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홍성도(소아.청소년정신과)ㆍ송형곤(응급의학과)ㆍ이정권(가정의학과) 교수, 건양대병원 소아정신과 박진균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 유한익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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