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이창호를 이겼다 제8보(165~204) 저항 수단은 없었다. 참고도의 흑1로 막으면 중앙 방면은 일단 틀어막을 수 있다. 그러나 백2 이하 8이 선수로 듣는다. 계속해서 백10(흑9는 2의 자리) 이하 22가 결정적인 수단이 되어 우상귀가 모조리 백의 집이 된다. 고민하던 이창호는 결단을 내렸다. 중앙의 흑 5점을 버리고 두는 길을 택한 것이었다. 잘만 하면 아직도 계가권이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송태곤은 승부가 오래 전에, 그러니까 우하귀 방면의 백대마가 패로 살아났을 때 이미 끝났다고 보고 있었다. 아무리 이창호가 끝내기의 달인이라고 해도 덤을 낼 수 없는 바둑이라고 보았다는 것. 그는 중앙의 흑돌 5점을 곱게 잡지 않고 실전보의 68 이하 74를 두어놓았다. 우변 흑진에는 아직도 뭔가 수단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그는 본능적인 승부 후각으로 느끼고 있었다. 백78은 반상 최대의 끝내기. 역시 좀 모자란다는 것을 알아차린 이창호는 흑83으로 버티었다. 가에 두어야 뒷맛이 깨끗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짐짓 버티어 본 것인데…. 백86 이하 104까지 흑진 한복판에서 크게 수가 나고 말았다. 마침내 이창호는 돌을 던졌다. 16세의 송태곤이 이창호를 이겼다. (100…92) 204수끝 백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12-3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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