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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업계 10년이상 가격담합"

공정위 조사서 일부업체 시인…과징금 수천억대 달할듯<br>자진신고한 호남·삼성 과징금 면제비율 관심<br>정유4사 가격담합 판정회의는 21일 열기로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10년 이상 가격담합을 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유화업계의 카르텔(담합)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이후 일부 업체가 이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오는 14일 전원회의를 열어 유화업체의 가격담합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인데 과징금 규모가 최대 수천억대에 달할 수 있어 주목된다. 8일 공정위에 따르면 호남석유화학ㆍ삼성토탈ㆍSK㈜ㆍ대한유화ㆍ대림산업ㆍ효성ㆍLG화학ㆍGS칼텍스 등 8개사가 지난 94년부터 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등 2개 제품의 가격담합 행위를 했다. 공정위는 2005년 4월부터 이들 유화업체의 가격담합 조사를 실시했다. 이 같은 조사는 HDPEㆍPP를 원료로 쓰는 플라스틱 제조업체 등 중소기업들이 고유가 상황에서 유화업체들의 가격담합으로 부담이 크다고 호소해 이뤄졌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유화업계의 경우 담합기간이 길고 고질적이어서 수천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피해액을 최종 정리해 14일 전원회의에서 과징금 규모 등을 판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물통과 세제 및 샴퓨통 제조원료인 HDPE 제품에서 호남ㆍ삼성ㆍ대한유화ㆍSKㆍ대림산업ㆍLG화학 등 6개사가, 맥주 및 콜라병 제조원료인 PP 제품에서는 호남ㆍ삼성ㆍ대한유화ㆍSKㆍ효성ㆍGS칼텍스ㆍLG화학 등 7개사가 각각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기간이 10년 이상 돼 그 사이 법인이 바뀐 삼성종합화학(현 삼성토탈)과 없어진 현대석유화학을 포함하면 업체 수는 각각 1, 2개씩 늘어난다. 특히 공정위의 이번 유화업계 카르텔 조사에서는 호남과 삼성이 각각 2005년 4월 도입된 ‘카르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 프로그램ㆍleniency program)’를 이용, 자수해 업체별 과징금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처음 신고한 기업은 시정조치와 과징금 모두를 면제해주며 두번째 신고자에 대해서는 과징금의 30%를 깎아주고 있다. 그러나 카르텔 와해를 위해 도입된 감면제의 취지를 살려 세번째 이후 신고자부터는 혜택이 없다. 공정위 측은 자진신고와 최근 권오승 위원장의 과징금 경감 발언 등을 토대로 유화업계 카르텔에 대한 과징금 규모를 신중하게 매길 계획이지만 피해액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산정할 경우 업체별로 수백억원이 넘고 전체적으로는 2,000억대 이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7일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SK와 GS칼텍스가 포함된 정유 4사의 가격담합 판정회의를 21일 다시 열기로 했다. 유화업계 담합에 가담한 SK와 GS 등이 공정위에서 추정담합 결정을 내려도 예정대로 기름 값 담합에 대해 무혐의를 강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설지도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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