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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구도 점입가경/「제4후보설」 모락모락
입력1997-07-29 00:00:00
수정
1997.07.29 00:00:00
온종훈 기자
◎이수성두 야총재 잇단 접촉/이인제「독자출마」 계속 제기/조순대권도전 부인 안해/이부영재야후보로 나설듯「제 4의 사나이는 누구인가.」
지난 21일 신한국당 전당대회를 끝으로 신한국당, 국민회의, 자민련 등 3당 후보가 결정돼 정국이 대선국면으로 급속히 전환하면서 정가 주변에서 제4의 대선후보를 염두에 두고 나오는 말이다.
신한국당 경선낙선자들이 잇따라 야당 총재를 만나면서 이같은 기류는 가능성을 엿보였고 여기에 야권내의 흐름변화와 예산 재선거와 포항북 보궐선거 결과까지 겹치면서 제4후보설은 점차 신빙성을 더해가는 양상이다. 현재로서는 이런 흐름이 뚜렷한 지향점이 있어 보이진 않지만 3각체제의 대선판도 자체가 바뀔 가능성은 분명해 보이며 또 거기에 걸리는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런 흐름에 물꼬를 튼 사람은 신한국당 이수성 고문. 이고문은 미국 출국에 앞서 지난 24·25일 김대중·김종필 두 야당총재를 방문,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또 27일에는 워싱턴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호남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지역감정을 해소할 수 있다』든가, 『현재구도론 (이회창 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 없다』며 집권당의 고문으로서는 폭탄성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이 때문에 28일 신한국당 당무회의는 『시루떡을 자르고 경선의 멋있는 이미지를 부각시킨 사람이 외국 나들이 하면서 이상한 발언 등을 한다면 해당행위』라고 이고문의 행보에 대해 노골적으로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이고문뿐만 아니다. 이한동 고문도 보궐선거 당일 박태준씨를 만나기 위해 포항까지 내려갔으며 26일에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까지 만났다. 신한국당 경선막판에 금품살포설을 제기, 후보사퇴까지 했던 박찬종 고문은 기도원에 들어가 칩거하면서 측근들을 통해 모종의 결단설을 흘려 보내고 있다.
결선투표까지 갔던 이인제 경기지사도 신당창당설, 독자후보설 등에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이지사측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들과 구 통일민주당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신당창당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신한국당은 경선낙선자들을 주축으로 한 소리없는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신한국당의 흐름과 함께 또 다른 변수는 야권내 흐름이다.
이 부분에서는 예산 재선거로 지도력에 상당한 피해를 입은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수성, 이한동 등 신한국당의 경선낙선자들과 잇따라 접촉한데다 대구·경북권에서 정치적 지분을 가지고 있는 박태준당선자와도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한국당내의 친여세력과 자민련 등 보수세력을 아우르는 김종필이한동이수성박태준 등의 「신 4인연대」라는 성급한 조어도 나오고 있다.
물론 자민련 김총재는 8월말까지 예정된 야당후보 단일협상(DJP협상)에 우선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총재는 DJP단일화에 대해 김대중 총재와 상당한 시각차가 있는데다 무주공산이라는 영남권에 대한 매력 때문에 신4인연대를 축으로 한 보수대연합에 끌리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한편 국민회의는 최근 조순 서울시장의 대선출마설로 술렁이고 있는 상태다. 야권 제3후보로 조시장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으며 조시장도 대선출마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민주당의 이부영 부총재도 재야 후보로서 대선에 나설 생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올 12월 대선에서 누가 제 4후보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냄새」를 피우는 인사들이 확실한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기저기 가능성만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독자 출마나 연대를 위해서도 명분이나 실리면에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하지만 정치권은 대체적으로 제 4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를 8월말이나 늦어도 9월초쯤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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