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시장이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안전자산만 고집하던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주변도 기웃거린다. 아직까지 경기가 명확한 반등신호를 보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주식, 원자재, 채권 가격이 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다. 시장위험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이 사라지면서 가격이 지나칠 정도로 떨어진 투자대상에 서서히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시장위험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이자도 떨어지는 상황이라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서서히 높여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제 국내 주식뿐 아니라 원자재, 해외 이머징 국가의 주식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며 갑작스럽게 찾아올 지 모를 반등 국면에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 높여야=전세계적으로 금융 안정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부실자산처리 계획 발표를 계기로 글로벌 자산 시장이 큰 폭의 반등세로 돌아섰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소 줄어들고 있는 데다 유동성 확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식, 원자재, 채권 등 위험 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의 가격도 상승 커브를 그리는 추세다. 이런 상황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로도 자금이 슬슬 유입되고 있다. 연초부터 계속 자금이 이탈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ETF를 포함해 3월 한달 동안 1조2,000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또 채권형 펀드도 회사채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며 약 9,000억원의 자금이 새로이 유입됐다. 펀드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4월은 한ㆍ유로 FTA 체결, G20 정상회담, 29조의 규모의 추경 발표 등이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여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센터장은 "우량 회사채나 확정 고금리 상품이 더 이상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금융시장이 극단적인 위험상황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자재와 브릭스에 관심=자산배분 전략가들은 국내 주식형펀드와 함께 ▦원자재 펀드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큰 폭으로 하락한 이머징 국가의 주식 등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볼 때라고 권고한다. 원자재의 경우 인플레 헤지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잉 유동성에 따른 물가 상승 조짐을 보일 때는 적절한 투자대상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경기침체 우려로 원자재 가격이 많이 하락한 점도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WTI, 은, 곡물가격 등 원자재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도 상승하는 추세다. 해외 주식의 경우에는 브릭스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선진국보다 금융 산업 비중은 낮은 반면 제조업 비중이 높고, 내수부양을 통한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러시아는 금융위기,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 각종 악재로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유가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그간의 낙폭을 만회할 수도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종철 연구원은 "러시아의 경우 비중 축소보다는 추가 반등을 염두에 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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