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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린 케이블TV tvN 드라마 '미생'이 큰 인기를 끌며 사회적으로 '미생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관련 업계가 '미생 특수'를 누리고 있다. 1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미생이 방송된 10월 17일 이후 SSG닷컴에서 드라마에 주로 나오는 '오피스 패션' 부문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80% 늘었다.
최근 몇 년 새 오피스룩이 침체되고 캐주얼 열풍이 지속된 것을 감안하면 미생이 가라앉은 패션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신세계몰에 입점한 남성정장과 셔츠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보다 290% 급증해 '옷 잘 입는 남성 신입사원'이 되고 싶은 고객이 적지 않음을 나타냈다. 백화점 여성캐주얼과 여성정장 브랜드 매출도 각각 103%, 61% 늘었다. 이와관련, SSG닷컴은 '직장인 패션의 완생(完生)'이라는 행사를 열고 오는 14일까지 삼성전자 직원 6명의 직장 패션을 분석하고 제품을 추천한다.
오픈마켓 11번가에선 미생에 자주 등장하는 제품 판매가 급증했다. 방영일부터 9일까지 전년 대비 매출을 비교해보니 숙취해소 제품은 132% 늘었고, PPL(간접광고) 제품인 더블에이복사용지는 70%뛰었다. 원두커피믹스 인기로 주춤했던 인스턴트커피믹스는 106% 늘어 미생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PPL을 진행 중인 CJ헬스케어의 숙취음료 '헛개 컨디션' 역시 아직 연말 특수가 없는데도 전년대비 10% 늘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식음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장인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장인의 소비 가치 및 라이프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략한 마케팅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GS25가 판매하는 미생 캐릭터 상품도 인기다. 방영일부터 8일까지 관련 제품은 전년대비 77.2% 증가했다. 특히 미생 캐릭터가 그려진 미생종이컵 50입은 91.9%로 가장 많이 팔렸고, 미생 주요 캐릭터 얼굴이 눈금과 함께 표시된 미생 투명 맥주컵도 54.8% 증가했다.
드라마에서 바이어 선물용으로 소개되는가 하면 직장 내에서 간편하게 먹는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홍삼 제품이 노출되면서 스틱형 홍삼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드라마가 중국에서도 인터넷으로 인기를 끌자 중국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현지법인에 미생에 나온 홍삼에 대해 무슨 제품이고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생을 활용한 마케팅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고단한 하루를 보낸 오과장이 석양이 지는 옥상 바닥에 쓸쓸히 앉아있을 때, 각자 다른 고민을 가진 신입사원들이 동기라는 이름으로 어려움을 나누는 순간, 회사에 적응하지 못한 장백기가 한강에서 선배 강대리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는 순간 등장한 것은 바로 하이트 맥주. 이를 겨냥해 하이트진로는 지난 5일부터 '격하게 신선하다'편을 시작으로 하이트맥주의 신선함을 전달하는 '미생 풋티지 광고(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영상을 광고로 활용하는 기법)' 3편을 케이블에 공개했고, 온라인용으로도 2편의 영상을 선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드라마에서 직장인에게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하이트가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미생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밀레의 세컨드 브랜드 '엠리밋'은 집에서 정장을 벗고 회식 후드 티셔츠와 검은색의 다운 베스트를 입고 장그래의 트레이닝 패션을 선보이며 'M'로고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효과를 봤다. 엠리밋은 2535세대를 주 타깃으로 지난해 5월 론칭한 신규 브랜드로 장그래의 역할을 맡은 임시완이 전속모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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