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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표 일제 적신호

■ 통계청 7월 산업활동동향생산 감소 33개월만에 최대… 수출도 급감 실물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생산ㆍ수출ㆍ설비투자ㆍ제조업가동률 등 각종 지표가 일제히 빨간불을 켜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중 산업활동동향’ 에 따르면 산업생산 감소는 3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수출도 뒷걸음질이다. 또 설비투자도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물건을 팔 곳이 없어 출하는 줄어들고 재고는 쌓이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도 2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 공장의 기계소리도 맥박을 멈춰가고 있다. 한때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던 내수마저 둔화되면서 전형적인 경기침체 국면을 보인다. ◆ 산업생산 외환위기 이후 최악 산업생산이 지난 98년 10월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어든 이유는 세계 경기의 침체가 주요 원인이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의 침체 영향으로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아직 기진맥진한 상태다. 그동안 고군분투하던 자동차 생산마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2% 줄어들어 생산감소폭을 더욱 확대시켰다. 제품출하도 힘을 잃었다. 특히 수출출하 성적은 바닥으로 급락했다. 7월 중 출하는 전체적으로 6.0%가 감소했으나 수출용 제품의 출하는 반도체ㆍ사무회계용기계ㆍ자동차 수출감소로 11.2%가 줄어들었다. 수출출하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5월 이후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어 충격을 준다. 반면 창고의 재고는 수북하게 쌓여 있다. 특히 아직 세계적인 과잉투자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재고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92.3%나 증가했다. 71%에 그친 공장가동률은 물건을 만들어야 할 공장의 기계 10대 중 3대는 가동을 멈추고 있다는 뜻이다. 7월의 공장가동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2%나 급감한 수준이며 2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싸늘하게 식어 있는 공단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설비투자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설비투자는 7월 10.3%나 줄어들었다.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기업들이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침체기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회복기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그만큼 줄어들어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을 제공한다. ◆ 수출도 회복기미가 없다 성장의 원동력인 수출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이날 발표한 ‘주간 경제동향’에 따르면 8월 중 수출은 25일까지 8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9%가 줄어든 반면 수입은 94억달러로 15.7%가 감소했다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는 무역수지는 월말 밀어내기 덕분에 적자를 간신히 면할 것으로 내다본다. 문제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출회복세를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올들어 7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73억달러로 올 연간목표인 130억달러를 크게 밑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수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10%포인트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9%포인트로 감소하고 내년에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물가의 움직임도 불안하다. 8월 소비자물가는 채소와 과일가격이 오른 데 영향받아 전월에 비해 0.5%나 올랐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소폭의 상승이라고 설명하나 지난해 연말기준으로 올들어 모두 3.3%나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안심할 수 없는 오름세다. ◆ 경기회복은 언제쯤 가능할까 실물지표들이 일제히 나쁜 사인을 보내자 일부에서는 경기가 바닥에 이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재경부는 그동안 3ㆍ4분기까지는 3% 안팎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4ㆍ4분기 중 미국경기회복과 함께 우리경제도 5% 이상의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시장불확성 요인이 9월 중 제거되고 10조원 가량의 재정이 추가로 투입되면 4ㆍ4분기 중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수출부진 추세가 더 심화되지 않고 내수가 활성화되는 상황을 전제한 것이어서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유근성 메리츠증권 상무는 “선진국 경기가 어렵지만 국내 경기침체 상황을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며 “침체국면이 마무리돼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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