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00만 명(3대 모바일 메신저 국내 가입자) vs 5,500만 명(이통 3사 가입자).
카카오톡, 라인, 밴드 등 3대 모바일 메신저의 국내 가입자가 8,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이동통신사와 메신저 업체 간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문자시장을 메신저 업체에 뺏긴 이통사들이 최후의 보루인 통화시장 사수에 적극 나서면서 모바일 메신저 업체와 이통사간 '통화 플랫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모바일 메신저의 국내 가입자가 지난 7월말 현재 7,900만 명을 기록, 8,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은 급증하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문자에 이어 모바일 인터넷 통화(mVoIP)를 앞세워 통화시장 공략에 돌입했고, 이통사들은 무제한 결합상품과 자체 통화 플랫폼을 선보이며 수성에 나섰다.
메신저 업체들은 이통사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미래창조과학부의 규제 완화를 발판으로 본격적인 mVoIP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mVoIP는 카카오, 스카이프, 라인 등 주요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음성통화 서비스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이통사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mVoIP를 요금제별로 제한해 서비스를 사용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 미래부가 mVoIP 서비스를 모든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꾸면서 메신저 업체들이 통화시장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교두보가 확보됐다.
메신저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난 2012년 무료 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을 출시했던 카카오는 지난달 업데이트를 통해 PC 버전의 카카오톡에서도 보이스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버전과 마찬가지로 1:1 또는 1:5 그룹콜도 가능하다. 카카오는 이용 범위 확장과 동시에 음성변조 기능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더해 보이스톡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라인도 유료 mVoIP 서비스인 라인콜의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재 일본, 멕시코, 페루, 필리핀, 스페인, 대만 등 전 세계 12개 국가에서 제공 중인 라인콜을 한국 등 여러 나라를 추가해 서비스 국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반면 이통사들은 통화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파격적인 결합상품과 데이터 기반의 통화 플랫폼 구축으로 방어전략을 짰다.
우선 유무선 통신과 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 판매로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1차 방어선을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착한 가족할인에 이어 지난달 이동통신 서비스와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하는 가족에게 매월 2만 원을 깎아주는 요금할인 상품을 출시했다. KT는 '우리 가족 무선할인' 요금제를 선보였고, LG유플러스는 결합상품 적용범위를 가족에서 친구로 대폭 넓혔다.
이통사들은 또 메신저가 부서 회의 등 기업 내 직원들의 소통창구로 확산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차단막 마련에도 나섰다. 최근 LG유플러스는 기업 대상으로 제공하는 시내전화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무선망과 연계해 회사 내 유선 전화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연결하거나 모바일로 조직도 검색, 채팅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했다.
메신저 업체와의 맞불 작전도 준비 중이다. 이통사들은 데이터 기반의 사용자 환경에 맞춰 자체 통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통화 키패드에서 스팸 전화번호 탐지와 위치 기반의 번호검색 기능 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인터넷 접속이나 앱도 필요 없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T전화'와 '올레팝업콜'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조만간 'U전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SNS 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통화서비스나 메신저 서비스를 인수하거나 개발하는 등 통화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며 "때문에 이통사들은 통화 플랫폼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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