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KBS 2TV의 채널 송출을 이날 오후3시부터 중단했다고 밝혔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오후2시부터 자막을 통해 방송 중단 방침을 알린 후 오후3시부터는 TV에 관련 자막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블랙아웃 화면을 송출했다. 이로 인해 인터넷TV나 올레TV스카이라이프 및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를 제외한 국내 1,500만 케이블 가입자들은 KBS2 TV를 볼 수 없게 됐다. 다만 SBS나 MBC 방송의 경우 전과 같이 시청할 수 있다.
케이블협회의 한 관계자는 "KBS2 TV의 경우 공영채널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수익확보에 열중하고 있다고 판단해 KBS2의 방송 송출을 우선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며 "향후 지상파 측과의 협상을 통해 원만한 결과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MBC와 SBS의 송출 중단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CJ헬로비전이 지상파 3사에 물어야 할 간접강제금이 100억원을 넘은 상황에서 이러한 송출 중단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케이블협회의 송출 중단 강행은 지상파 재송신료 산정에 대한 지상파 측과의 갈등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정부가 디지털TV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불거진 재송신료 문제는 5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는 가입자당 280원의 재송신료를 요구하는 반면 케이블 사업자들은 100원으로 못박고 있다. 이 중 SBS가 재송신료 협상과 관련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과 지상파 3사의 다툼으로 인해 애꿎은 시청자만 피해를 입는 꼴"이라며 "방통위에서 제도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어떠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케이블TV비대위 측은 이날 오후 지상파 유료화 반대 서명운동으로 확보한 85만명의 서명지를 방통위에 전달하고 재송신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등 지상파와 방통위를 꾸준히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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