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위원 오기전 플레이도 ‘잘못’
한국팀의 2라운드 1번홀 벌타 사건은 '플레이 중 모든 일은 선수 책임'이라는 점과 '로컬 룰은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는 골프 규칙을 새삼 일깨웠다. 문제가 된 것은 2라운드 첫 홀(파5) 신지애의 서드 샷. 볼이 왼쪽 러프의 광고판 옆에 떨어져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한국 팀은 경기위원을 불렀는데 경기 위원이 오기 전 진행요원이 광고판을 치웠고 신지애가 그대로 샷을 했다. 그런데 샷 직후 나타난 경기 위원은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을 치웠다며 2벌타를 부과했다. 13조2항의 스윙 구역 개선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 선수가 아니라 진행요원이 장해물을 치웠던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앤디 로트 유럽여자골프투어(LET) 경기위원장은 국외자(경기에 관여하지 않는 자)가 인공장해물을 치웠더라도 한국 선수들이 저지하지 않았고, 장해물이 치워진 상황에서 샷을 하는 2가지 실수를 해 결국 룰 위반이 됐다고 분명히 밝혔다. 광고판을 치우지 못하게 했거나, 치운 뒤라도 경기 위원이 올 때까지 기다렸더라면 원 상태로 돌린 뒤 무벌타 드롭 구제를 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 즉, 한국팀이 국외자의 룰 위반을 묵인한 것으로 간주된 것이다. 이는 설령 국외자가 룰을 위반했더라도 이를 바로잡지 않고 플레이하면 선수 책임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해프닝의 근본 원인은 일반 골프규칙에 우선 적용되는 로컬 룰(대회 주최측, 또는 골프장이 정한 규칙)을 숙지하지 못한데 있었다.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의 경우 무벌타 드롭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선수가 아는 사항. 결국 한국 선수들은 '광고판은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이라는 로컬 룰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2벌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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