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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의 흐름을 본다

베니스 비엔날레 10일 개막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경

세계 현대미술의 바로미터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이 오는 10일 막이 올라 11월까지 5개월여간 계속된다. 1895년 시작돼 올해로 51회를 맞는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브라질의 상파울로 비엔날레, 미국의 휘트니 비엔날레와 더불어 세계 3대 비엔날레 중의 하나다. 세계 72개국 작가들이 모여드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주제는 '일상'. 총감독은 스페인출신의 여성 큐레이터 마리아 데 코랄(이탈리아관 총감독)과 로자 마티네즈(아르세날레관 총감독)가 공동으로 맡았다. 2003년도 미술전의 경우 거의 300명에 달하는 작가들이 베니스 전역에서 전시를 연 것에 비하면 올해의 경우 참여 작가수의 면에서 비한다면 훨씬 줄어든 91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1995년 비엔날레 100년을 기념해 문을 연 한국관은 올해로 10회를 맞는다. 참여작가들도 사상최대인 15명이다. 이번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큐레이터 김선정(아트선재 부관장)씨가 선정한 작가는 배영환, 박이소, 최정화, 김홍석, 함진, 정연두, 김범, 문성식, 나키온, 김소라, 오형근, 박기원, 박세진, 이주요, 성낙희등이다. 김선정씨는 "한국미술의 흐름을 시간적인 축으로, 한국관을 공간의 축으로 설정해 놓고 이번 전시를 만들었다"면서 "부분적으로 소개된 한국미술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모더니즘과 민중미술이 만나 합쳐지는 시기로부터 현재까지 선을 이어보았다"고 말했다. 한국관 자체를 오브제로 벼환시키는 이번 전시는 우선 최정화가 옥상에 대량 생산된 빨강색 플라스틱 소쿠리를 쌓아 올려 거대한 상징물을 만들어냈다. 박기원은 한국관을 반투명한 옥색의 FRP로 포장하면서 물리적으로 공간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무화시키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의미를 투영하게 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문성식의 페인팅을 만나게 된다. 그가 만드는 풍경은 게임이나 그래픽 안의 인공풍경같다. 그 다음의 쇼케이스 같은 공간에는 정연두의 작업, '상록타워'(2001)가 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국 중산층 가족을 촬영한 슬라이드 프로젝션으로 인해 이 공간은 어느 중산층 가정집의 아파트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어 파도 모양의 벽과 그 벽 앞을 가로막는 기둥이 독특한 공간은 성낙희의 좁은 공간의 벽화로 채워진다. 좁은 골목을 빠져 나오면 창문으로 밖을 바라볼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나온다. 외부의 풍경을 바라보는 통로 앞을 김소라의 영상작업이 관람객을 맞는다. 그리고 박이소의 '잡초도 자란다'(1998)가 놓인다. 그다음 공간에는 김홍석의 오브제가 놓인다. 이어지는 벽면에는 문성식과 박세진의 회화가 전시된다. 풍경화를 그리되 전혀 다른 세계를 구현하고 있는 두 작가의 작품들은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이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의 한 이면을 제시한다. 한국관 전시는 여러 변화속에서 살아온 작가들의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이번전시는 그룹전 형식을 띄고 있기때문에 개별작가가 부각되기 힘든 구조지만, 참여한 작가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태도와 그들의 작업을 통해서 우리의 현실을 다시금 새롭게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10일 개막식에서 '황금사자상' 등 수상자 명단을 발표한다. 한국작가로는 백남준씨가 독일관 작가로 나섰던 1993년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전수천(1995년), 강익중(1997년), 이불(1999년)씨가 잇달아 특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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