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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마켓] 4월 1일부터 스팩 합병기업 지정감사제

달아오른 스팩 투자 열기에 찬물 끼얹나

원금보장·고수익 기대로 올들어 투자자 몰렸지만

상장 기간·비용 크게 늘어 합병 움직임 주춤할 듯

정보 사전유출 우려도 커져


이달부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 기업에 대한 지정감사제가 시행됨에 따라 투자은행(IB)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만 지난해 전체와 같은 7개의 스팩이 기업과의 합병을 결정한 것은 지정감사제 시행 이전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이유도 내포돼 있었다는 지적이다.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기 위해 설립되는 스팩은 일종의 '종이회사(페이퍼컴퍼니)'다. 증권사가 발기인과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3년 내에 합병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상당수의 스팩이 1·4분기 중에 다른 기업과의 합병을 결의한 것은 4월부터 시행되는 지정감사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IB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한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도 지정감사를 받도록 돼 있다. 스팩은 앞으로 합병 절차를 진행하기에 앞서 최소 4개월 전에 금융당국에 지정감사를 신청해야 한다.

지정감사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특정 상장사의 감사인을 정해주는 제도다. 그동안 공모주 청약을 통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업체는 금융당국이 지정한 감사인을 임명한 반면 스팩은 감사인을 외부 회계법인 중에서 자유롭게 정해왔다. 스팩 합병 기업에 대한 지정감사제는 당초 지난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금융당국이 3개월간 유예기간을 주기로 하면서 4월로 시행이 연기됐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이 일반 기업의 IPO와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지정감사제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실 기업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 상장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IB업계에서는 지정감사제 시행이 스팩의 인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팩은 원금을 보장해주는 동시에 합병 가능성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최근에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실제 SK증권이 올 3월19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SK제1호스팩'의 공모주 청약은 2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5,641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IB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스팩의 가장 큰 장점이 '상장 속도'였는데 지정감사제가 도입되면 절차기간이 최소 2~3개월 정도 늘어나고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많은 스팩들이 이를 감안해 기업과의 합병을 서둘렀던 만큼 앞으로 한동안은 움직임이 잠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감사 과정에서 스팩 합병 기업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새어나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합병 내부정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감사기간이 길어질 만큼 합병 정보의 유출 여지도 더 커졌다는 것이다. 합병 정보가 사전에 새어나오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스팩의 주가가 요동치면서 불공정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IB업계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지정감사제가 자칫하면 불공정거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셈"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철저한 보안 속에서 감사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방안을 업계와 금융당국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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