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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가스 기반 설비 확대

석화업계 "유가 곧 반등… 가격경쟁력 필수"


전통적으로 석유를 기반으로 화학제품을 생산해온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가스 기반의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기록적인 유가 하락 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머잖아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셰일가스 생산 확대가 계속되면서 이를 이용한 가격경쟁력 강화가 필수라고 판단해 가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말 우즈베키스탄에서 에탄 분해설비를 완공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에틸렌 상업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에탄 분해설비는 셰일가스에서 화학제품의 원료인 에틸렌을 뽑아내는 설비로 '셰일가스 혁명' 이후 주목되고 있다. 셰일가스를 이용하면 석유보다 싼 값으로 화학제품 원료를 생산해 쓸 수 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회장은 이와 관련해 "우즈베크에서 내년부터 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 밖에 미국 액시올사와의 합작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2월 계약을 맺고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 100만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이 가능한 에탄 분해설비를 건설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국영 석유화학 기업과 손잡고 셰일가스 기반의 화학제품 생산설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생산규모는 에틸렌 84만톤과 폴리에틸렌(PE) 80만톤이다.



한화케미칼도 지난 2013년부터 북미에서의 셰일가스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유가가 하락하면서 셰일가스의 매력도가 조금 낮아지다 보니 투자계획을 잠시 미루기는 했지만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셰일가스가 향후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고 이른바 '가스-화학 체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저유가 추세로 다소 주춤했지만 미국이 주도한 셰일가스 혁명이 결국 기존 석유 기반의 화학제품 생산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가스 기반의 화학제품 생산 비중을 높여나간다는 복안을 세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석유 기반의 제품생산이 당분간 주류를 이루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가스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미국 주도의 셰일가스 시대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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