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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금융안정대책] 또 거액혈세 쏟아붓는 '특단처방'

정부가 대우채권의 환매원칙이 지켜지도록 「보장」한다고 강조하고 나아가 기존공사채형 펀드를 시가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모두 공적자금투입을 전제로 깔고 있다.일부 투신사들은 자체적으로 대우채권의 환매를 보장하기 어렵고 시가평가에서 제외된 기존펀드의 원리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대우사태이후 금융시장의 혼란은 대우채권 환매에 대한 불확실성에다 시가평가의 전격적인 실시로 투신 구조조정이 앞당겨 질지 모른다는 불안심리가 가중돼 일어났다. 18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나온 금융시장 불안 해소대책의 가장 첫머리에는 『8월 12일 발표한 대우채권 환매원칙은 확실히 지켜지도록 (정부가) 보장한다』고 돼 있다. 11월 금융시장 위기설의 제1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우채권 환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다시한번 강력히 표명한 것이다. 정부를 믿고 환매를 자제하면 공적자금을 동원해서라도 약속된 비율대로 환매를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정부가 이같은 방침을 문건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극적인 정책변화는 기존 채권형펀드의 처리방법에서 발견된다. 채권시장의 뇌관인 시가평가 문제를 정부당국자들이 해체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의 「추가형 펀드 수탁금지」발언에서부터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李위원장은 『기존의 추가형 펀드에 대해 신규수탁을 금지하는 대신 신설펀드부터는 모두 시가평가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펀드에 대해 시가평가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8일 경제정책조정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종창(金鍾昶) 금감위 상임위원은 『기존펀드를 시가평가에서 제외하는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존펀드에 대해 시가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존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이 현재와 마찬가지로 장부가로 계산된 기준가격에 따라 환매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펀드가 썩어있는 상황에서 시가평가가 실시되면 먼저 돈을 찾은 사람은 원리금을 다 받고 남아있는 펀드는 부실만 쌓이게 되므로 시가평가 실시전에 돈을 찾아야 한다는 불안심리를 잠재우겠다는 뜻이다. 관건은 돈이다. 어차피 발생한 부실을 누가 담당하는가가 문제다. 일부 투신은 능력이 없다. 결국 정부가 뒷돈을 대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기존펀드에 대해 원리금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정부원칙에 반하는 정책변화다. 정부는 기회있을 때마다 투신상품은 실적보장 상품이므로 투자원본을 보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비판을 감당키로 했다. 금감위 금융시장 대책반의 김석동(金錫東)과장은 『경제원리에 맞는 것이라고 해서 현실을 무시하고 모든 제도를 원칙대로만 실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金과장은 『기존펀드의 시가평가 제외에 대해 정부 부처간에 완전히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논의키로 했다』고 말해 금감위의 현실적인 입장이 힘을 얻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전에 판매사와 투신사가 우선적으로 환매를 책임지고 장부가 환매에 따른 손실도 분담토록 손실분담원칙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래야만 금융구조조정비용을 대고 있는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고 IMF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사가 무너지면 투신운용사가 책임지고 투신운용사마저 무너지면 그때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손실분담구조를 만들어 국민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공적자금을 받은 투신사와 증권사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을 수 밖에 없고 부실을 초래한 경영진과 대주주도 문책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국민의 혈세투입을 통해 금융시장안정과 투신구조조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자는 것이다. 그러나 투신권에 대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논리는 상당한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투신권을 이용하는 거액예금주들의 자산을 서민들의 세금으로 보충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투신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투신사 자산중 5,000만원이상 투자하는 큰손들이 총수택금액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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