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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셰어링(공동이용) 사업자인 씨티카는 최근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기차를 무료로 이용해 볼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서울광장 한 켠에 설치된 체험관에서 씨티카를 체험해보고,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연도 지켜봤다.
최근 기업ㆍ정부 등 각 주체들이 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해 적극 나서면서 전기차 대중화의 전기가 마련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전기차 셰어링 업체들이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전기차를 접해보고 호감을 갖게 된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점은 청신호다. 소비자의 인식 전환과 더불어 충전시설의 확충과 다양한 전기차 모델 출시도 앞으로 전기차 보급 확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위해서는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 개선, 충전 표준 통일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점진적으로 확충되는 전기차 인프라= 2020년까지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정부는 올해 전국 각지에 100여기의 전기차 충전소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해 80기의 공공 급속충전소를 설치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최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E-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과 발전 방안' 공동 컨퍼런스에서 "한국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전기차 보급이 뒤쳐진 상황"이라며 "보급을 맡은 환경부가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전방위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충전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한대당 1,500만원 수준인 '전기차 보조금'도 지속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우선 올해 전국에 약 2,5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선택폭 넓어진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전기차를 이용해 본 소비자라면 차량이 기아차 '레이'였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기아차 레이 1종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GM은 올 하반기 한번 충전해서 132㎞를 갈수 있는 전기차 '스파크 EV'를 내놓는다. 르노삼성과 기아차도 각각 올해 10월과 내년 초에 전기차 'SM3 Z.E'와 '쏘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SM3 Z.E.는 르노에서 지난 해 10월부터 시판에 들어간 '플루언스 Z.E.'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이다. 쏘울 전기차는 특히 현대ㆍ기아차의 본격적인 양산형 전기차로 주목 받고 있다.
국산차 뿐 아니라 수입차 업체들도 연이어 국내 시장에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BMW는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양산형 전기차 모델을 처음 공개한 뒤 유럽과 미국, 한국, 중국 등에 순차적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BMW의 전기차 'i3'는 내년 5월 한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폭스바겐 역시 2014년 전기차 '골프 블루이모션'을 국내에 선보인다. 일본 업체 닛산도 국내 전기차 출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충전 표준 통일 등은 풀어야 할 과제= 이처럼 여러 전기차들의 출시가 예고돼 있지만 충전 표준 통일은 여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아차는 일본의 전기차 급속충전시스템 기술 표준인 DC(직류)를 토대로 한국형으로 개량해 레이에 적용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AC(교류) 3상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한국GM과 BMW 등은 DC콤보 타입을 적용하고 있다.
전기차가 공공 충전소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충전설비를 별도로 갖추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경우 몇 배의 비용과 시간이 들 수 밖에 없다. 표준 통일이 필요한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정부는 업체들간 합의를 이끌어 내 충전방식을 통일한다는 방침이지만 쉽사리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전기차 셰어링 업체들이 각자 개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전기차 이용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AJ렌터카, kt금호렌터카, LG CNS, 코레일네트웍스, 한국카쉐어링 등 각기 다른 주체들이 차량과 충전소를 개별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이른 바 '편도 서비스'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특정 장소에서 전기차를 빌려 이용을 한 뒤 다시 빌린 곳으로 되돌아와 차량을 반납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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