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항소법원 판결/국내 반응] PC업계 "수요기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항소법원 판결에 대해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는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PC 및 주요 소프트웨어관련 업체는 내심 반기는 반면 리눅스 업계와 MS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업체는 MS가 하반기에 대대적인 확장정책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우려하는 눈치다.

이번 판결은 국내 IT 업계에도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수요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PC 업체들은 수요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S는 최근 새로운 사무통합프로그램인 '오피스XP'를 내놓은 데 이어 오는 10월에는 새로운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XP'를 선보인다. PC관련 업체들은 MS가 신제품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면 위축됐던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인텔이 전세계 지사에 "아무것도 코멘트하지 말라"는 내용의 긴급 메일을 보낸 것은 이 같은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반면 MS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리눅스 업체들은 편하지 않다. 내장형 리눅스 솔루션 업체인 미지리서치의 서영진 사장은 "MS의 행보에 제어장치가 사라졌다"며 "엄청난 현금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서 사장은 MS가 스마트폰ㆍ게임기 등 차세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보기기 분야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MS가 최근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인스턴트메신저(IM)와 인터넷 접속서비스, 미디어솔루션 분야의 경쟁 업체들은 이번 판결로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에는 MS와 일대일로 맞붙어 경쟁할 만한 업체가 거의 없다.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MS를 제대로 상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정부부처뿐이라며 정보통신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업체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위상변화는 MS도 인정하고 있다. 오석주 ㈜마이크로소프트 상임고문변호사는 "앞으로 정부와의 접촉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병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