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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절치부심하며 태양광 사업을 키워온 온 한화그룹이 역대 최대 태양광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케미칼 자회사 한화큐셀은 미국서 1.5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내년 말까지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1.5GW에 달하는 모듈 공급계약은 업계 단일 공급계약으로는 사상 최대다. 이는 대구광역시 전체 인구(약 250만명)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량이다.
이 계약의 발주사는 미국의 2위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다. 넥스트에라는 이번에 공급받는 모듈 전량을 미국에 건설 예정인 자체 태양광 발전소에 이용할 예정이다. 또한 2017년 이후 넥스트에라가 지을 태양광 발전소에 대해서도 한화큐셀이 우선 공급 협상대상자로 참여하기로 계약사항에 명시했다고 한화큐셀측은 밝혔다. 넥스트에라는 북미 지역서 연간 42GW에 이르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연매출은 약 19조원 수준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0년부터 향후 미래먹거리로 태양광을 점찍고 ‘올인’해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실장이 총괄하며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세계적 태양광 공급과잉까지 겹쳐 4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수뇌부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김 회장은 태양광이 침체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던 2011년 10월에도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수주 성공으로 한화그룹은 안팎에서 제기하던 회의론을 잠재우며 태양광 사업을 안착시킬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은 지난 2월 한화큐셀과 태양광 셀 제조사인 한화솔라원을 한화큐셀의 이름아래 합쳐 사업구조를 효율화했다.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지난해 매출액 2조298억원, 영업이익 86억원을 달성하며 4년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사상 최대 모듈 공급 계약을 성공시킨 배경에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북미 태양광 시장을 공략한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사장)의 전략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 사장은 미국서 태양광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가 종료되는 내년까지 현지 업체들의 설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북미 수주에 전력을 기울였다. 미국 태양광시장은 지난해 6.3GW에서 올해 10GW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지난 1월 미국 정부가 중국 태양광 업체에 대해 반덤핑관세와 반보조금 과세를 확정하면서 한화큐셀은 가격 측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남 대표는 “한화솔라원과의 통합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한화큐셀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미국에서 선도 태양광 업체로서의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며 ”시장점유율 1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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