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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경제 성적 좋지만… 가계부채·고용상황 등 부담

[저금리 장기화 배경]■금리인상싸고 복잡해진 당국 속내<br>출구전략 글로벌 공조… G20 사실상 포기도 큰짐<br>'발언 혼선'은 시점 고민 신호… 일각 "입장선회 빨라질수도"


기준금리 인상 문제를 바라보는 기획재정부의 속내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금리인상이 시기상조라는 정부의 입장은 바뀐 게 없다"고 다시 한번 레코드판을 돌렸지만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게 사실이다. 정부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 1ㆍ4분기 우리 경제가 탁월한 성적을 거둔 가운데 출구전략을 언제까지 늦춰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첫 번째다. 이 부분에 있어서 경제팀 외곽의 시각은 '아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고 위기를 대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며 출구전략 돌입 문제에 대해 사실상 선을 그었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도 같은 날 "대공황이 왜 오래 갔는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왜 길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출구전략을 장담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녹음기를 틀어야 할 것 같다"는 말로 에둘러 소극적인 뉘앙스를 풍겼던 윤 장관보다 훨씬 강한 입장이다. 가계부채와 고용상황 역시 당국의 판단을 주저하게 만드는 골칫거리다. 부실 가능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가계대출이 2008년보다 20조9,000억원이나 늘어난 상황에서 저금리로 지금보다 가계부채가 더 증가하면 경제 안정성에 해가 될 수밖에 없다. 윤 장관이 26일 "과잉 유동성을 그냥 두면 거품상황에 이른다.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고 경고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학 교과서대로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서민들의 늘어나는 이자부담이 너무 큰 것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민간 자생력만으로 버티기가 무리인 고용상황 역시 금리인상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재정부 당국자의 발언을 살펴보면 딱 '이거다'고 방향성을 잡기 힘들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지적이다. 지난 3월 재정부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확장적' 대신 '적극적' 또는 '탄력적'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윤 장관이 인터뷰에서 "당분간 거시경제정책을 확장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대표적이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 공조를 사실상 포기한 것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호주 등 회복세가 강한 일부 국가들이 이미 금리인상을 시작한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금리인상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만큼 인상 시기를 늦춰서는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스몰 오픈 이코노미' 현실에서 결국 미국의 인상 시기를 엿볼 수밖에 없는 현실론 사이에서 정부 또한 시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결국 정부로서는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 이전에 금리인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얼마나 부드럽게' 바꿀지에 대한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정부 당국자들의 말이 혼선을 빚는 것은 그만큼 경기상황과 출구전략 시점에 대한 입장이 바뀌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예상보다 빨리 정부가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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