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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기 좋은 날' 금지된 욕망의 뒷맛은?

■ 새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 금지된 욕망의 뒷맛은? ■ 새영화 관련기사 • 김혜수 "바람 피우는 연기 연구 필요없었죠" • 김혜수 "이슬 바람연기 경험 반 상상력 반" • 김혜수 "불륜은 보다 자유롭고 싶은 열망" • 윤진서 "영화처럼 그러진 않겠지만…" • '바람난' 김혜수 "불륜 조장? 여성 열망 표현!"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감독 장문일, 제작 아이필름)은 지난해 영화 '타짜'에서 풍만한 누드를 선보이며 절정에 오른 섹시미를 과시한 김혜수의 차기작으로 제작 초기부터 주목을 모은 작품이다. 국내 최고의 섹시 스타 김혜수가 바람난 유부녀 역할을 맡았다니 이보다 더 구미가 당길 수 있을까. 게다가 영화는 "베드신이 절반이다", "촬영의 절반 이상이 모텔에서 진행됐다"는 홍보로 대중의 호기심이 부풀려질 대로 부풀려진 상태. 그러나 김혜수의 노출만을 기대하고 극장에 갈 생각이라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 바란다. 막상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면 김혜수는 그가 매해 각종 영화제 시상식에서 선보였던 화려한 노출 의상의 강도에 비근한 화려한 란제리 의상들을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미리 실망도 금물. 영화는 김혜수의 노출 이상의 것들을 차근차근 준비해두고 있다. 영화 '바람피기…'은 제목 그대로 이슬(김혜수)과 작은새(윤진서)라는 채팅 아이디의 두 유부녀가 각각 대학생(이민기), 여우두마리(이종혁)와 채팅으로 만나 모텔방으로 향하는 불륜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두 커플의 '불륜'을 '불륜' 그 자체에 집중해 그려낸다. 한 카페에서 만나 "제 물건 엄청 커요" "그럼 한번 꺼내서 세워봐"와 같은 대화를 (실제 이런 커플이 주위에 존재한다면 변태로 오인 받기에 딱 좋을 텐데 말이다) 매우 자연스럽게 나누고 거듭되는 성관계를 통해 서로를 보듬어가는 이슬과 대학생 커플. 여자와 한 번 자는 것에 온 정성을 쏟지만 막상 사랑에는 관심이 없는 여우두마리와 섹스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여우두마리에게 빠지면서 몸도 마음도 아낌없이 던지는 작은새. 영화는 이 두 쌍의 커플을 통해 불륜이라는 소재를 매우 경쾌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이들의 불륜에는 여느 드라마에서 익히 보아왔던 질척거림도 울고불고 때려부수는 칙칙함도 없다. 또한 "불륜에 빠진 자들이여, 세상이 너희를 벌할 것이다"라는 도덕적 메시지 따위에는 애초부터 눈을 돌리지 않는다. 다만 '불륜'이라는 상황을 통해 관계 맺고 소통하고 또 성장해가는 두 여자를 통해 '불륜' 또한 인생의 성장통의 일부임을 담담히 전한다. 영화의 재미는 '불륜'의 기존 관념과 권력 관계를 완전히 전복시킨 데서 출발한다. 성관계의 주도권은 항상 두 유부녀가 쥐고 있고 두 상대남은 언니들과의 화끈한 하룻밤을 치르기 위해 충심을 다한다. 특히 작은새와의 섹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맥주 심부름과 콘돔 심부름을 서슴지 않고 수 차례의 전력 질주를 선보이는 이종혁의 열연에서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영화를 보는 사이 관객은 이 두 커플의 불륜이 발각 나지 않고 은근히 지속되길 기대하게 된다. 불륜 현장을 들킨 이슬이 심부름 센터 직원들과 현장에 들이닥친 남편(박상면)과 벌이는 속도감 넘치는 추격신에서는 도망치는 이슬을 응원하며 은밀한 쾌감이 들 정도. 연출을 맡은 장문일 감독은 "굳이 섹스나 불륜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라. 이 영화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망 중 한 측면을 다뤘다"고 말했다. 세상이 금지한 욕망인 '불륜'이라는 열매의 달콤쌉싸름한 맛을 보고 난 뒤 그녀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입력시간 : 2007/02/09 15: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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