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홈쇼핑 업계는 극심한 내수침체 속에서도 큰 폭의 흑자를 기록, 연초에 천명했던 내실경영을 달성했다. 반면 홈쇼핑의 흑자경영은 극도의 긴축경영에 따른 결과로 현대 등 후발업체를 제외한 LGㆍCJ홈쇼핑은 오히려 매출 규모가 2년 연속 감소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를 남겼다. 전자상거래시장의 경우 옥션의 연간 거래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고 G마켓이 급부상하는 등 이마켓플레이스 시장이 크게 주목받았다. 이에 따라 LG이숍, CJ몰 등 홈쇼핑계열 인터넷몰들도 내년부터 마켓플레이스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매출은 줄고 이익은 사상 최대 = LG와 CJ홈쇼핑은 올해 거래금액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000억원 가량 감소한 각각 1조5,000억원, 1조2,6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가전, 컴퓨터, 보석 등의 판매를 줄이고 식품, 주방, 생활용품 중심의 마진이 높은 상품을 개발해 외형은 줄었으나 수익성은 개선된 것이다. 또 보험, 여행 등 무형 상품들도 수익개선에 일조했다. 이에 따라 선두 업체인 LGㆍCJ홈쇼핑은 올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각각 600억원, 4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극심한 내수 침체를 감안하면 발군의 실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현대, 우리 등 후발사의 경우도 비슷해 매출은 소폭 증가하는 선에 그쳤지만 수익성은 나아졌다. 올해 홈쇼핑 업체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기록된다. CJ홈쇼핑은 지난 4월 동방CJ홈쇼핑의 방송을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했다. LG홈쇼핑은 일본 통신판매업체 니센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물론 홈쇼핑 업체는 신용카드사와의 수수료 분쟁, 공인인증제 시행에 따른 매출감소 등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DMB 등 신성장 엔진 모색… 온라인 투자 확대 = 홈쇼핑 업체들은 2005년 신규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벌써부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올해 이룬 내실경영을 발판으로 향후 기업의 돈벌이가 되는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LG와 CJ홈쇼핑은 내년 초부터 시작하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뉴미디어에서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투자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홈쇼핑 등은 인터넷 쇼핑몰을 강화하기 위해 옥션과 같은 이마켓플레이스(오픈 마켓)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홈쇼핑의 제2의 출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LG홈쇼핑은 내년 1월부터 GS그룹 계열에 편입돼 3월부터 회사명과 로고를 변경해 광고 및 판촉활동을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CJ홈쇼핑, 우리홈쇼핑 등 경쟁 업체들은 벌써부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침체됐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후발 업체인 현대홈쇼핑은 무형 상품,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 선발업체와 차별한다는 전략이다. 또 인터넷 쇼핑몰 Hmall을 육성하는 한편 T커머스, M커머스, 텔레매틱스 사업을 강화해 디지털 방송 시대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그러나 내년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정작 홈쇼핑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신규투자에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편 시장여건이 악화되면서 롯데, 신세계 등의 홈쇼핑 사업 진출설은 일단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홈쇼핑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임에 따라 2005년에도 홈쇼핑 업체를 둘러싼 인수합병 논의가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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