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현대중공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급등했다. 현대상선은 28일 약세 장 속에서도 개장 1시간여 만에 가격 제한 폭까지 올라 1만9,200원에 마감됐다. 현대상선 주가의 이 같은 강세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노르웨이 골라LNG계열의 제버란트레이딩 등이 갖고 있던 현대상선 주식 26.68%(2,750만주)를 전격 매입, 1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적대적 M&A가능성에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현대중공업 측은 여전히 안정적 매출선 확보와 외국계에 의한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지분인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대그룹측은 이를 현대중공업과 KCC의 적대적 M&A 시도라며 그룹 명운을 걸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도 M&A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1대주주 등극은 현대중공업과 KCC를 주축으로 한 ‘범 현대가’가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을 적대적 M&A 하려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은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현대상선의 경영진과 협의가 없었다는 것은 적대적 인수ㆍ합병(M&A)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혜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적대적인 의도가 있다면 이는 현대그룹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을 현대중공업 측에서 가져오겠다는 것”이라며 “(지분 경쟁이 본격화하면) 현대상선 주가가 내재가치 및 경영권 프리미엄의 적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는 등 긍정적 작용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증권도 현대중공업이 최대주주로 부상하면서 M&A 가능성이 가상재료에서 실질재료로 전환됐다며 앞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분인수 부담 등으로 6.1% 하락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맥쿼리 증권은 8%의 프리미엄을 주고 현대상선 지분을 매입한 점은 다소 부정적이지만 3,700억원의 순 현금자산을 감안하면 주가에 악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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