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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따라 엇갈리는 IT株 전망


원ㆍ달러 환율 움직임이 주가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다시 떠올랐다. 특히 환율 흐름에 따라 실적이 큰 영향을 받는 정보기술(IT) 업종의 경우 최근까지만 해도 긍정 일변도의 전망이 쏟아졌지만 이상기류가 나타났다. 환율이 좀더 하락할 경우 그동안 고환율을 이유로 실적 기대치를 높였지만 이제는 이런 기대를 접어야 한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국내 IT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펀더멘털 개선 추세를 이어가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IT주, 환율과의 연동 현상 뚜렷해=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IT업종 지수는 전일보다 0.28%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전일에 비해 11.65포인트(0.82%) 하락한 1,403.51을 기록한 것에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지난달 말 이후 전반적인 주가 상승 국면에서 하락세를 보인 IT 관련주들이 이날 선방한 데는 원ㆍ달러 환율이 4일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원7전 오른 1,242원6전으로 마감했다. IT주들은 지난달 20일께만해도 1ㆍ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서 비롯된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그러나 그후 환율이 1,300원 중반선에서 급락세로 돌아서자 동반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62만7,0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그 후 환율이 7.7%가량 빠지면서 10% 하락한 상황이다.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는 상승했지만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IT업종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가량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환율 동향은 전체적인 주가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실적 전망치 햐향 조정될 수도”=IT주들은 1ㆍ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한껏 높여놓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당 수준의 고(高)환율을 전제로 한 실적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지난 1ㆍ4분기 중 원ㆍ달러 환율 평균치는 달러당 1,418원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는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이제는 1,200선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IT기업들의 영업이익 축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임정현 부국증권 연구원은 “IT 관련 기업의 실적개선을 가름할 두가지 중요 변수는 ‘환율’과 ‘소비’인데 소비개선이 아직 눈에 띄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의 영향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며 “환율 하락세가 더 지속되면 실적 눈높이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IT주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환율효과까지 상쇄할 정도일지는 미지수”라며 “환율 하락은 IT주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본적 펀더멘털에 초점 맞춰야”=반면 IT 업종의 실적을 전망하면서 지나치게 환율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박도 나온다. 원ㆍ달러 환율이 조금 더 떨어지더라도 근본적인 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환율이 안정되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은 현재 글로벌 경쟁업체의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제품가격 반등과 시장점유율 상승 등 근본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지난달 이후 업종별 실적전망치 개선율을 보면 IT의 경우 무려 98%나 상향 조정됐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환율 하락으로 수출 업체의 2ㆍ4분기 실적기대감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엔고현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바닥권에서 돌아서고 있어 IT와 자동차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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