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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내년 상장-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삼성전자홀딩스 설립해 에버랜드와 합병 '오너 지배력 강화'

전자·에버랜드·물산 3사 합치는 방안도 제기

현 구조 유지하며 핵심계열 지분율 높일수도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결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지난달 삼성SDS의 기업공개 계획이 발표되면서 다음 수순은 삼성에버랜드 상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SDS와 함께 경영권 승계에 핵심적 역할을 할 비상장 계열사였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40%가 넘는다는 공통점도 지녔다.

하지만 자산가치 평가가 덜돼 있어 당장 1~2년 내 상장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내년 1·4분기 상장 계획은 다소 전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제 재계와 시장의 관심은 81개의 계열사와 300조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앞으로 어떻게 짜일지에 쏠려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내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이 낮기 때문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전환만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과 산업의 분리 문제도 지주사 전환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삼성 측 역시 쉽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미 지주사 전환의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버랜드·물산 등 핵심 3개사 합병 시나리오 제기돼=지주사 전환을 점치는 증권업계의 시나리오는 다양하지만 핵심은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강화다. 가장 관심을 끄는 시나리오는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삼성전자홀딩스를 만든 뒤 내년에 상장하는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해 새로운 삼성전자홀딩스를 설립하는 시나리오다.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삼성에버랜드 보유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홀딩스의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홀딩스는 삼성전자의 사업자회사와 생명·전기·SDI·디스플레이를 지배할 수 있다.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삼성물산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만들고 사업자회사와 삼성종합화학·제일기획·삼성SDS 등을 지배하는 구조도 예상할 수 있다. 키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오너 일가는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물산홀딩스의 지분율을 각각 25%와 22%까지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삼성물산을 모두 합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활용해 인적분할하고 지주사로 전환한 뒤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를 합친 삼성전자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오너 일가의 합병 법인 지분율은 25%가량이 된다. 또 합병 법인이 소유한 삼성생명 지분(40%)을 금융지주회사로 수평분할할 경우 금산분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현 구조 속 3세의 핵심 계열사 지분율 끌어올릴 수도=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전환해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안도 있다.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4.06%)을 확보해 지배하는 구조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을 합병한 후 삼성전자를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해 전자 계열사를, 삼성생명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을 통해 금융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를 현 상태로 유지하면서 단순히 이 회장의 지분을 3남매가 상속 받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3.3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1.37%다. 이 중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만 3남매에게 증여하되 증여세는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매각으로 마련하는 방안이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으로 3세들의 지분 평가액이 최소 4조원 이상인 만큼 상속 재원은 물론 핵심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세들은 보유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꾸준히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에버랜드 상장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지분을 매각하면 순환출자 고리도 끊을 수 있고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분 정리도 쉽다"면서 "지주사 전환이든 현 체제 유지든 3세들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재원이 필요한데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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