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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 이석희씨 美서 체포
입력2002-02-16 00:00:00
수정
2002.02.16 00:00:00
대선자금 166억 불법모금 혐의…신병인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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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세풍' 사건에 연루돼 지난 98년8월 미국으로 도피했던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3년6개월만인 16일 미 사법당국에체포돼 수개월내에 우리측에 신병이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풍사건에 대한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이며, 수사결과는 양대 선거를 앞두고 여야관계와 정국에 큰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송정호 법무장관은 16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도중 긴급보고를 통해 "오늘 새벽 미국 미시간에서 미 사법당국이 이씨의 신병을 확보했다"며 "서울지검이 영장을 발부해 미 법무부에 송부, 일정한 법적 절차를 밟아신병을 인도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간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른 이씨의 신병인도에는 통상 5개월 정도 걸리는 점에 비춰 오는 7,8월까지는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보이나 법무부와 검찰은 신병을 조기에 넘겨받을 수 있도록 외교채널을 통해 조기송환을 요청키로 했다.
법무부는 특히 이씨가 불법 체류자 신분 상태에서 검거됐을 것으로 추정, 정식인도 절차가 아닌 추방 형식으로 조기송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그동안 이씨에 대해 여권 무효화 조치 등을 취해 왔으며 도피 기간에비춰 불법체류 신분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씨의 정확한 신분과 송환 절차 등을면밀히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미국내에서의 인도 절차 규정상 5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예상되나 미 현지 법원의 인도심리 재판과 국무부의 승인 절차를 2-3개월 내로 단축시킬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97년 8월 대기업 등으로부터 166억3천만원의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하고 세무조사 무마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나 검찰의 내사과정에서 미국으로 도피, 기소중지됐으며, 이로 인해 서상목 전 의원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동생 회성씨 등에 대한 수사와 재판도 사실상 중단상태이다.
이에따라 여야는 이씨의 체포에 따른 수사재개 방향을 주시하면서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를 둘러싼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여 향후 여야관계의 경색이 예상된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이씨의 체포와 관련, 조속한 신병 인도를 통해 세풍사건의전모를 밝힐 것을 촉구한 데 비해 한나라당은 `정치적 악용'을 경계하고 나서는 등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법당국은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미국측으로부터 이씨의 신병을 인도받아 이씨의 혐의를 포함해 세풍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고 국민앞에 낱낱이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자민련 정진석 대변인도 "이씨를 조속히 송환해 대선자금 모금 경위 등을 한점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국세청 차장이 지난 97년 대선에서 여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한 처사로 결코 용서받을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오히려 불분명했던 부분들이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으나 한 핵심당직자는 "이씨의 체포가 정치적으로 악용돼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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