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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준조세에 허리휜다"

상장기업이 준조세로 부담하는 금액이 경상이익의 35%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조세외 공공부담과 재정」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598개 상장사(금융업 제외)의 재무제표에 근거해 94~97년 준조세 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중 이들 회사가 부담한 준조세는 총 8조2,578억원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기간 중 상장사의 경상이익 총액인 23조7,066억원의 35%에 해당하며 연구개발비 16조9,247억원의 절반(49%)에 이르는 수준이다. 준조세 부담이 없었다면 경상이익이 35% 늘어나고 경상이익 적자를 기록했던 97년의 경우 흑자로 전환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준조세에는 기업의 기부금, 판매와 관련 없는 접대비용, 각종 단체회비·부과금 등이 포함됐다. 기업 규모별로 총 경상이익 대비 준조세 비율을 보면 대기업이 26%, 중소기업이 52%로 나타나 중소기업의 준조세 부담이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94년부터 98년 상반기까지 준조세 비용을 보면 사회공익활동차원에서 기부금 지출이 많은 삼성이 1조2,17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현대(7,020억원)·LG(6,239억원)·대우(5,726억원)·SK(3,756억원)·한진(2,686억원)·한화(1,526억원)·금호(1,351억원)·쌍용(1,149억원)·롯데(74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경상이익 대비 준조세 비율에서는 대우(78.5%)·현대(37.2%)·LG(27.1%)·삼성(20.5%)· SK(18.7%) 순으로 나타나 대우가 경상이익에 비해 상당히 많은 준조세를 지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10대 그룹 중 한화·금호와 같은 경상이익 적자가 발생한 기업들도 준조세 지출이 없었더라면 상당수 흑자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경연은 밝혔다. 한경연은 정부가 재정수입으로 충당해야 할 것 중 상당부분을 준조세로 부담시키고 있는 만큼 거시적인 측면에서 정부의 재정수입과 동일하게 준조세 부담을 평가,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단순히 준조세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보다는 준조세가 어떻게 징수되고 어디에 사용되는지 등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조세 부담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는 만큼 준조세의 징수 및 집행을 얼마나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라는 얘기다. /민병호 기자 BHM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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