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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한시가 급한데 또 기다리나"
입력2009-03-05 18:06:12
수정
2009.03.05 18:06:12
노희영 기자
■ 은행 선박펀드 조성 해운사 회생 돕는다<br>구체 지원책 없어 아쉬움도
‘한시가 급한데 또 기다리라는 것인지…’
5일 정부가 발표한 해운업 구조조정안과 관련해 업계는 선박 매입 방안 등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구체적인 지원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또 하루빨리 부실업체들을 퇴출시키는 대신 우량 선사들은 회생할 수 있도록 구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선박펀드 활성화를 통해 공급과잉 선박을 매입하는 방안의 경우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청산 위기에 몰린 해운사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빚을 내 배를 발주했거나 용선료를 제때 내지 못한 업체들의 배를 선박펀드에서 사주면 해당 업체들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선박펀드가 매입한 배를 다시 해운업체들에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면 지금까지 외국 선사로부터 비싸게 배를 빌렸던 업체들의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선박펀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박투자회사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다음달이나 돼야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시간이 너무 지체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융기관을 비롯한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들이 선박 매입에 필요한 5조원 안팎의 자금을 조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특히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담길 ‘해운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역시 다음달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하루하루 넘기기가 어려운 업체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소 해운사 중 이미 10~20개 업체가 영업을 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며 지난달에는 자산 기준으로 업계 9위인 삼선로직스가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선주협회의 한 관계자는 “해운업체들은 하루가 급한데 오는 4월에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내놓겠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지금도 중소 해운사들은 하루하루 운영자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는 “정부안을 보면 내용이 없다”면서 “구조조정은 채권은행에 떠넘기고 선박투자회사 활성화 방안은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진행될 수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장기적인 구조조정 방안보다는 당장 금융기관의 문턱을 낮춰줘야 할 것”이라며 “죽기 직전의 환자한테 체질부터 바꾸라고 하면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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