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실천은 신속 과단성 있게(사설)

달러환율 2천원대 시대가 됐다. 주가는 끝없이 추락, 종합주가지수가 3백50대선에서 맴돌고 있다. 금리도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기업들의 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 모라토리엄(Moratorium·대외채무지불유예 및 정지)설까지 나돌고 있는 판국이다. 한국호의 총체적 위기다.내년에도 상황은 반전되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저성장정책·정리해고 권장에 따라 실업자수는 최대 2백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와 있다. 대량실업사태는 사회불안, 정국불안으로 이어진다. 예측 가능한 것이라곤 도무지 「잿빛 암울」뿐이다. 최근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일반가계의 경제위기 체감도를 조사, 관심을 끌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요즘 국민 가운데 81%가 실업이나 파산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령별로 보면 나이가 많을 수록, 또 가정경제를 책임진 가장일 수록 위기감을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 국민들은 또 가계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물가(47.3%), 실업(24.9%), 금융불안(17.8%)을 꼽았다. 국민들이 그만큼 불안감·위기의식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심리적 공황 더 큰 문제다 그런탓 인지 종합병원의 정신 신경과에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치미는 증상이다.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처음 개설된 경희의료원 화병 클리닉에는 가을철이래로 환자가 50%이상 늘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이들 환자를 IMF신드롬(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금 사회전반에 걸쳐 불안심리가 확산돼 가고 있다. 특히 김대중대통령당선자에 의해 우리나라 경제위기의 실상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불안심리는 공황상태에 다다른 느낌이다. 오늘의 사태는 전적으로 정부와 관료들의 무사안일이 빚어낸 인재다. 올 들어서만 해도 국제기관을 비롯, 국내민간연구소 등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적색신호를 몇번이나 발령했지만 관료들은 이를 무시했다. 정부는 한 술 더 떠 외국언론기관에 대해 한국경제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를 중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 소동도 빚었다. 관료들은 막상 위기가 닥치자 위기의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국민들도 못믿는 정부를 외국의 투자가들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정부는 국민기만 말아야 김당선자는 재정경제원의 보고를 접하고 「나라의 곳간이 이렇게 철저하게 바닥이 난 줄은 몰랐다」고 개탄했다. 외국의 모든 투자기관들은 다알고 있는 사실을 국민들만 모른 것이다. 정부가 국민을 철저하게 속인 탓이다. IMF가 현 정부와의 대화를 꺼려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신뢰성 바탕 불안진정을 이제 김당선자가 나서서 경제를 본격적으로 챙기기 시작했다. 12인 경제비상대책위원회가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을 비롯, 일본 등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김당선자가 IMF와의 협약을 1백% 이행하겠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공조에 나섰다. 한국의 경제위기를 더이상 방치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현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달러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달러가 우리나라에 유입될 수 있도록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IMF와의 협약외에 미국과 일본 등이 요구하는 각종 규제 철폐도 신속·과감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머뭇거릴 틈이 없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다행히 외환위기가 실낱같은 희망속에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폭등하던 환율이 어느 정도 진정세로 돌아선 것이 그 증좌다. 이제는 대외신인도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IMF나 미·일 등과의 약속은 그 자체가 국제협약이나 마찬가지다. 바탕이 섰으면 곧바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대외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국민들은 김당선자가 경제살리기에 나서는 모습을 기대감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 국민들과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대통령의 자세를 확인하는 뿌듯함도 있다. 국가를 부도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지도자를 잘 뽑았다는 성취감도 있다. 신뢰의 기본원칙은 상대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김당선자는 출발을 잘한 것같다. 국제적으로 신인도를 회복하는 길은 결국 약속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다. 그것은 국민에게 불안을 진정시켜주는 희망의 불빛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