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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문, 盧후배 지점장 은행서 194억 빌려
입력2004-02-04 00:00:00
수정
2004.02.04 00:00:00
배성규 기자
썬앤문 그룹이 2002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전후해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인 김정민씨가 지점장으로 있던 국민은행 서울 역삼동 지점에서 194억원의 거액을 대출 받은 것으로 3일 밝혀졌다.김 전 지점장은 2002년 썬앤문 문병욱(文炳旭) 회장이 노 대통령측에 불법 대선자금을 건넬 당시 동석했던 노 대통령의 측근이어서 썬앤문에 대한 특혜 대출 및 대출 과정의 노 대통령측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썬앤문은 검찰 수사를 통해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및 대선 과정서 모두 1억8,000만원의 불법 자금을 노 대통령측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이 같은 자금 지원과 대출의 연관성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일보가 단독입수한 금융감독원의 썬앤문그룹 여신현황 조사자료(2003년 10월작성)에 따르면 자회사인 대지개발은 2002년 1월과 5월 양평 TPC골프클럽 등을 담보로 국민은행 역삼동지점에서 49억원과 145억원 등 194억원의 시설ㆍ운영 자금을 대출 받았다.
썬앤문은 또 노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이후인 같은 해 7월부터 12월까지 호텔 뉴월드와 호텔 빅토리아, 서포건설 등 자회사 명의로 262억원을 추가로 대출 받아 국민은행 대출금이 총 456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중 현재까지 회수한 자금은 역삼동지점 대출금 4억원 등 15억여원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은행의 지점장이 전결로 처리할 수 있는 대출한도는 최고 70억원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썬앤문에 대한 대출은 형식상 하자가 없지만 지점장 전결로 이뤄졌는지 본점의 심사를 거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전 지점장은 2002년 11월과 12월 서울 N호텔과 김해에서 문 회장이 노 대통령과 이광재(李光宰)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여택수(呂澤壽) 청와대 행정관 등에게 불법 대선자금 1억원과 3,000만원을 각각 건넬 때 동석했었다. 그는 또 이 전 실장이 썬앤문에서 받은 1억원을 세탁해 주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썬앤문은 이외에도 지난 해 6~9월 산업은행에서 엔화 대출로 340억원, 원화로 140억원을 대출 받는 등 노 후보 선출 이후 시중은행 등에서 모두 1,193억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국민은행 대출 과정에 김 전 지점장이 개입, 특혜를 준 의혹이 짙다”며 “은행권 대출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썬앤문이 유독 노 후보 선출 이후인 2002년에 1,100억원 이상을 은행에서 대출 받은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외화대출 붐이 일던 2002년에 산업은행이 썬앤문에 연리 3%인 저리 엔화 대출을 해 준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산업은행측은 “특혜는 전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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