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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科技고급인력의 산실 이화여대 공과대

09/21(월) 17:56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대학은 어디일까. 연세대? 아니면 고려대? 아니다. 이화여대다. 그러면 우리나라 최초로 공과대학을 설립한 여자대학은 어디일까. 역시 이화여대다. 「우주천지 개벽 후에 음양이수 마련하고 삼강오륜 떳떳하나 불행인저 우리몸이 여자되어 가통일세... 」로 시작되는 19세기 규방가사「취희가」에서 보듯 1886년 이화학당의 창립은 여성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실현한 획기적인 사건. 이후 100여년이 넘는 세월을 이화여대는 여성이 배울 수 있는 기회의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화여대는 21세기를 맞는 문턱에서 좌표를 다시 수정하고 있다. 공학(工學)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남녀는 동등하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여자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도 없고, 여자이기 때문에 특혜도 없다는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한 방향전환이다. 지난 96년 발족한 이화여대 공과대학에는 컴퓨터학과, 환경공학과, 전자공학과, 건축학과등 모두 4개 학과가 있다. 물론 각 학과의 설립년도는 다르다. 지난 81년 출범한 컴퓨터학과는 이미 학부 졸업생 1,016명과 대학원 졸업생 123명을 배출했다. 93년 문을 연 환경공학과는 지난해 부터, 그리고 94년 설립된 전자공학과와 건축학과는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우리나라 여성 연구원은 전체 연구원 13만2,023명의 8.5%인 1만1,166명(96년 기준)으로 많지는 않다. 그러나 이화여대 출신 공대생들은 연평균 86.7%의 높은 취업율을 자랑한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고용사정이 악화된 올해도 84.3%의 취업율을 기록했다. 이화여대 공과대학 박사 1호인 문남미박사는 이같은 이화여대 공대생의 경쟁력에 대해 『일반대학 여학생들과는 달리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자주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여대는 최근 세포신호전달연구센터를 설립함과 동시에 생화학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실장 이서구(李瑞九)박사를 초빙, 세포신호전달체계 연구에 나섰다. 생물체에 가해진 자극이 세포에 전달되는 과정을 규명하는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암·노화 등 각종 질병 예방과 치료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함은 물론, 이화여대를 확실한 여성 공대생의 산실로 자리매김시키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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