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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화이자
입력1999-07-25 00:00:00
수정
1999.07.25 00:00:00
송영규 기자
지난해 화이자는 사상최고의 해를 맞이했다. 매출액은 97년보다 23%나 늘어난 135억달러로 뛰었고 당기순이익도 무려 51%나 증가한 33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포브스지가 선정한 「올해의 미국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화이자의 급성장을 이끈 주역은 바로 지난해 4월 출시된 발기부전치료제「비아그라」. 「고개숙인 남성의 해결책」이라며 세계의약계로부터 「페니실린」이후 인류 최대의 발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이약의 등장으로 화이자는 97년 제약업계 7위에서 일약 3위로 껑충 뛰었다. 세계제약업계가 지난해를 「화이자의 해」라고 말하는 것이 결코 과언이 아닌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화이자(회장 윌리엄 스티어)는 1849년 독일에서 이민 온 찰스 화이자(CHARLES PFIZER)와 찰스 에어하트(CHARLES ERHART) 사촌형제에 의해 설립된 150년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다국적제약업체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회사는 현재 전세계 80여개국 지사를 설립하고 140개 국가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총종업원수 50,000명을 자랑하고 있다.
사실 오늘의 화이자를 있게 한 것은 2차세계대전중 세계최초로 항생제 「페니실린」을 양산하는데 성공하면서부터다. 이후 1940년 후반에 화이자 연구진이 토양에서 항생제 테라마이신을 개발하면서 화이자는 연구에 바탕을 둔 제약회사의 발판을 마련했고 지금까지 49년동안 한번도 매출이 줄어들지 않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과시했다.
화이자의 가장 큰 특징은 제약업에서는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에 있다. 지난해 R&D투자액은 총매출액의 17%에 달하는 23억달러(2조7,000억원). 국내제약업계의 총 연구개발비가 2억달러가 채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12배에 가까운 액수이며 미국 제약업계의 총투자비중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화이자가 R&D에 중점을 두게 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당시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이 의약품 이외의 분야에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의 길을 걷고 있을 때, 화이자는 신약개발에 주력한다는 어찌보면 시대에 뒤떨어진 결정을 내렸다. 이후 제약과 관련이 없는 사업분야를 미련없이 매각하고 기업의 무게중심을 100% 의약품생산에 몰두해 순수 제약기업의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이회사의 이러한 결정은 당시 업계에서 환영을 받지 못했다. 단기적인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일부 언론의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약10년이 지난 오늘 화이자는 「비아그라」와 같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신약을 개발해 이러한 비판을 잠재우면서 명망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97, 98년 2년연속 포춘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중 제약업계 1위로 뽑혔고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사가 12년연속 최고장기신용평가등급을 매긴 것은 이를 반증한다.
사업도 급성장했다. 지난 5년간 매출이 연평균 17%, 당기순이익 38%나 늘었다. 특히 매출은 전세계 제약산업 매출증가율보다 2배나 많은 것이다. 주가도 폭등해 88년이후 연평균 30.6%라는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3년간 출시된 신약만도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치매치료제 「아리셉트」(이상 97년), 「비아그라」, 광범위항생제「트로반」, 정신분열증치료제「젤독스」(이상 98년), 관절염치료제 「쎄레브렉스」(99년)등 6개에 달한다.
화이자는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까지 머크사등을 제치고 세계1위의 제약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기반은 바로 신약개발에 있다.
현재 화이자가 연구하고 있는 잠재신약프로젝트는 무려 170여개로 전무후무한 숫자. 이의 상품화를 위해 현재 미국 그로톤, 영국 샌드위치, 일본 나고야, 프랑스 등에 총 4개의 연구소를 두고 6,000여명의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중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의약품은 부정맥치료제 「티코신」, 편두통치료제 「렐팍스」, 당뇨병치료제 「흡입용 인슐린」등 7개다.
연구효율을 높이기 위해 타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도 실시하고 있따. 지난해 2월 몬산토산의 제약사업부인 설(SEARIE)사와 관절염치료제인 「쎄레브렉스」에 대한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하는 등 지금까지 250여개 합동연구와 130건이상의 라이센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화이자는 의약품개발업체라는 점에서 업계를 공략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인류공동의 적인 「질병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회사의 목표이자 수익제고전략이다다. 「삶의 질에 도전한다」는 화이자정신은 이의 반영이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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