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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소매금융으로 승부를 건다
입력1999-01-07 00:00:00
수정
1999.01.07 00:00:00
「소매금융이 살 길이다」소매금융(리테일 뱅킹)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부도 한 건으로 은행 기반을 흔들어 놓는 기업금융과 달리 안정된 수익기반을 저변에 확충할 수 있기 때문.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은행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업이 극소수로 줄어들면서 은행들 사이에는 「소매금융을 해야 먹고산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은 개인고객의 구미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이제 은행들의 리테일 전략은 점포수를 늘리는 외형경쟁에서 아이디어경쟁으로 변모하고 있다.
◇1대1로 공략한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리테일(소매) 전략의 제 1순위로 우량개인고객을 타겟으로 한 프라이빗 뱅킹(PB) 강화를 꼽는다. 1대1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손은 많이 가지만 그만큼 고수익원으로서 가치가 높기 때문. 국민은행은 PB 업무에 주력하던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을 계기로 지난 연말 현재 54개 지점에 설치됐던 PB센터를 올해 안에 69개로 늘릴 계획이다. 277명인 금융상담원도 연내 120명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한빛은행도 개별 고객에 대한 밀착서비스를 노리고 있다. 김진만(金振晩)한빛은행장은 『금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은행이 고객의 생활 편의를 제공하고 각종 기회를 창출시키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혁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의 경우 은행에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준 우량 고객에게는 이익의 일부를 환원할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뮤지컬 등 문화공연 티켓이나 해외여행권을 무료지급하고 건강진단 비용을 부담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 없이 저변 고객을 확충한다= 저변의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점포망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는 한미은행. 한미은행은 지난해 3월 우체국과의 업무 제휴을 맺어 전국의 우체국을 사실상 한미은행 점포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후발은행이 겪는 점포망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은 셈.
또 백화점카드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지난 하반기부터는 갤러리아카드, 신세계카드와 업무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다수의 백화점 고객을 잠재고객으로 한꺼번에 확보한 것.
내년부터는 외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소매금융 기반확충을 위해 백화점이나 신용카드 업무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서비스의 기본은 정보화= 이제 예금과 대출취급만으로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됐다. 『은행을 찾은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돈을 벌게 해줄 수 있는 정보』라는게 리테일 담당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보화의 첫걸음은 고객정보 관리. 신한은행은 고객관리시스템인 SRMS를 통해 기존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잠재 고객 유치에 나섰다.
하나은행의 경우 부동산과 세무행정, 재테크 등을 단일 창구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창구 단말기에서 부동산 시세를 보고 담당 직원과 투자상담을 거쳐 즉석에서 매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목표.
하나은행은 이밖에 고객의 주식거래를 자회사인 보람증권으로 집중, 은행에서 증권사 업무까지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부·실버층 틈새시장을 노려라= 불특정 다수고객 확보에 따른 저변 확충뿐 아니라 틈새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등한시 돼 온 노년층이나 가정주부가 주요 타겟. 국민은행은 내년중 노인 고객층을 겨냥한 실버 상품이나 가정 주부고객을 겨냥한 특화 상품을 내놓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외환은행도 실버·주부고객에 특화된 상품개발 뿐 아니라 전 고객층을 세분화해 계층별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 이밖에 외화적금상품 개발과 사이버 환전소 설치 등 외환 업무 특화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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